외견상 교육정책은 북부로, 교육행정은 남부로...전문직 홀대 비판

도교육청, 결재라인만 바꾼 것..."업무 공간, 역할 변화 없어" 설명

(자료=경기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일부 편집 및 캡처)
(자료=경기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일부 편집 및 캡처)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제1·제2 부교육감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조직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교육전문직 홀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외견상 교육정책과 교육행정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으로 보이면서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입장이 갈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경기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에 대한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진행했으며, 오늘(4일) 입법예고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 1실 5국 체제를 1실 4국 체제로 바꾸는 것으로 남부청사에는 기획조정실과 교육행정국, 대외협력국을, 북부청사에는 교육정책국과 융합교육국을 두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남부청사는 제1 부교육감, 북부청사는 제2 부교육감 소속이다.

북부청사의 미래교육국은 융합교육국으로 변경하고 교권보호, 인성 및 시민교육, 체육교육, 학교보건, 평생교육 등을 맡는다.

또 남부청사의 교육정책국이 북부청사 교육과정국과 통합되면서 북부청사에 위치하고,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교수학습 및 평가·운영, 유아 및 특수교육, 진로진학, 직업교육 등을 담당한다.

남부에 있던 교육정책국이 북부로 이동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외견상 남부에는 행정조직이, 북부에는 교육조직으로 이원화된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교육 아닌 행정중심 개편...“부서간 칸막이 현상 고착화” 우려


교원단체들은 이를 두고 교육보다 행정 중심의 개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교디연)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남부청사와 북부청사의 조직 이원화를 우려하며 편 가르식 조직 개편을 즉시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교디연은 “제1 부교육감과 제2 부교육감을 출신 성분으로, 교육전문직원과 일반직원으로 구조적으로 나누겠다는 단세포적 발상”이라며 “조직 이원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협력과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기형적인 조직 개편”이라고 비판했다.

또 “조직개편을 담당하는 행정관리담당관실에는 교육전문직원이 단 한명도 없어 공공의 이익보다 특정 직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은 아닌지 깊게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교육행정은 교육과정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중심부에서 배제하는 것은 경기도교육청에 전혀 이익이 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과정과는 이재정 교육감 시기에 남부청사에서 북부청사로 이동하면서 당시에도 현장 홀대론이 나왔다. 이번 개편안은 이를 고착화하는 것으로 부서간 칸막이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디연은 “이번 조직개편안은 사실상 교육전문직원 배제 방안으로 해석된다”며 “발표안으로 보면 남부청사에는 교육전문직원이 거의 근무하지 않고 일반행정직원만 남게 된다. 교육과정은 없고 교육행정만 있는, 일반행정직원을 더욱 수용하기 위한 조직개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경기교사노조, 교육부서 소외·행정권 강화...“차라리 남부와 북부를 바꿔 운영하라”


경기교사노동조합(경기교사노조)도 이같은 조직개편안을 두고 행정권을 지키겠다는 일반직의 의지가 투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기교사노조는 “기획조정실 사무와 교육정책국, 융합교육국은 물리적으로 연계돼 있어야 정책의 실행력이 생긴다”며 “남부청사와 북부청사를 더욱 분리해 협력적 구조가 아닌 교육부서 소외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교육관련 부서들이 떠돌이 신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교육관련 부서들과 경기도의회의 접근성이 낮아 학교 현장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행정부서와 교육부서를 분리 운영하고자 한다면 남부와 북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경기도교육청의 소통에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교사노조는 “교육청의 조직 개편의 주요 철학은 교육이 되어야 하고 학교 현장에 지원이 가능한 조직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교육전문직 교육청에 근무하는 이유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수위 시절에도 조직개편안을 제안했지만, 반영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그간 교사와 교육전문직이 한시적으로 동원되는 인력으로 평가절하하는 정책들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학교와 교육이 망가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교육청, 북부 위치 교육과정과...“교육정책 능력 강화, 교육전문직 업무 공간 이동 없어”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현장의 오해가 큰 것으로 판단, 실제 남부와 북부 청사의 업무 환경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결재라인만 제2 부교육감 소속으로 바꾼 것일 뿐, 실제 교육전문직의 북부청사 이동은 없을 것”이라며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업무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함으로 그간 제기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과정과가 북부에 덩그러니 있다 보니 교육감과의 소통의 문제, 교육정책의 전체적인 일관성, 업무의 효율성 및 신속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함”이라며 “교육전문직이 북부청사로 모두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결재라인만 제2 부교육감 소속으로 바꿔 업무 공간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6일 경기교사노조가 정책토론회를 열고 경기도교육청의 조직개편안에 대한 학교 현장의 우려를 전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라 입법예고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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