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공간 전문가 송순재·김은미·박성철·송경훈 공저
"공간,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철학을 담아야"

신간 '미래학교, 공간과 문화를 짓다' 표지.(송순재·김은미·박성철·송경훈 저, 교육과실천, 2022)
신간 '미래학교, 공간과 문화를 짓다' 표지.(송순재·김은미·박성철·송경훈 저, 교육과실천, 2022)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교육과정이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협업과 융합, 자율을 바탕으로 교과를 넘나들고 아이들 생각을 꺼내는 말하기 중심 토론 수업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다. 또 이동 수업이 필수인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기존 사각형의 틀에 박힌 교실 공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침 교사들이 스스로 학교공간혁신을 추구하며 변화를 선도하던 자발적 움직임이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으로 발전, 정부는 2025년까지 18조5000억원을 들여 전국의 낡은 학교들부터 공간을 바꾸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애초 취지와 달리 단순 리모델링 사업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학교 공간의 쓰임과 특성을 반영하는 게 아닌 행정적이고도 건축적인 시선만이 담기는 기존 건축사업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러한 시기, 학교 공간에 어떤 철학을 담아야 하고 왜 공간을 바꾸어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 변화한 공간은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는지를 담은 ‘미래학교, 공간과 문화를 짓다’는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책은 송순재 독일 튀빙겐대학교 사회과학 박사, 김은미 세종교육청 장학사, 박성철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 팀원, 송경훈 경남 밀양여고 교사가 네 개의 파트를 나눠 집필했다. 이들은 모두 학교공간혁신과 관련한 일을 해 왔고 저서를 집필하는 등 대한민국 교육계에서 학교 공간 전문가로 인정받는 인물들이다.

송순재 박사가 집필한 1장 ‘미래학교 공간의 의미 찾기’에서는 공간의 의미, 서구학교의 공간 변화와 19세기부터 1970년대 이후의 상황, 교육과정과 공간, 가상공간과 자연 공간 등의 내용을 담아 공간의 역사부터 해외 사례, 그리고 21세기 공간이라는 개념의 재정의를 담고 있다.

김은미 장학사가 집필한 2장 ‘미래학교 상상하기’에서는 학교 공간 변화의 필요성, 공간혁신 사업과 민주주의, 미래학교 공간의 모습, 학습자의 특성과 공간 등 학습자 중심 교육과정에 맞춘 공간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그간 진행한 사업 결과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박성철 박사가 집필한 3장 ‘학습자를 위한 공간재구조화’ 부분에서는 인간을 기준으로 한 학교 공간의 본질을 살펴보고 학교 공간 재구조화의 재정의 및 방향 설정 그리고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에 적용된 사용자 참여 설계의 운영 원칙을 제시, 민주주의를 사업에 어떻게 담을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제시한다.

송경훈 교사가 집필한 4장 ‘미래학교 사전기획, 무엇을 담을까’에서는 사전기획에서의 교육기획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성원의 공감대는 어떻게 형성하고 미래교육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를 바탕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한 학교의 미래교육비전을 공유를 통해 함께 왜 함께 공간 재구조화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역설하고 있다.

전국에서 그린스마트스쿨 사업 추진에 학교 구성원의 의사를 어떻게 담을지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혹시나 모를 패싱에 대비해 국회에서도 ‘사전기획’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등  학교 공간을 단순 건축 설계로만 보는 관점을 뛰어 넘어 실제 주 사용자인 학교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해 교육과정을 제대로 구현하려는 민주주의 방식의 의사결정 방안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각계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한번 만들어지면 기본 50년은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 학교 공간, 책 속에서의 “낡은 건물을 새로 단장하는 것만을 미래교육을 위한 공간혁신이라고 할 수 없다. 미래학교는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 공간혁신”이라는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 저자 소개

송순재=독일 튀빙겐대학교(Eberhard Karls Universität in Tübingen) 사회과학 박사(교육철학 전공).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서울시교육연수원장, 한국인문사회과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역서로 『상상력으로 교육에 말 걸기』, 『덴마크 자유교육』(편저), 『혁신학교, 한국교육의 미래를 열다』(편저),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역서) 등 다수가 있다.

김은미=네 번의 집을 고치고 짓는 건축과 관련된 과정을 경함하면서 공간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성을 경험하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학교 공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수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특수학급 공간혁신을 진행하였다. 교육부에서는 학교공간혁신과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담당연구사로 근무하면서 국립학교 공간혁신을 추진하며, 종합추진계획을 세웠다. 지금은 본업인 특수교육으로 돌아와 장학사로 소임을 다하고 있다. 저서로 『학교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교사, 지금』, 『특수교사, 수업을 요리하다(매체편)』 등이 있다.

박성철=건축시공 기술사이며,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건축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SCI급 국제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수록하였고,〈Taylor&Francis〉등 국제학술지의 International Reviewer로 활동, 2017년에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Marquis’s Who’s Who》에 등재되었다. 2009년부터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학교공간〉과 〈학교안전〉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를 해왔다. 저서로 『학교공간의 가치』가 있으며, 원주치악고등학교 등 다수 학교의 사용자 참여디자인 기반의 기본 설계를 수행하였다.

송경훈=2012 교육부 스마트중앙선도교원을 시작으로 2015 경남교육청 수업명사, 2016~2017 경남교육청 상시수업공개교사로 활동했다. 수업전문성과 기초학력 유공으로 교육부 표창을 받는 등 현장에서 수업방법 개선과 학교 문화 혁신을 위해 노력하였다. 현재는 밀양여고 교사로 건국대, 경상국립대 교사자문단 및 경남교육청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교육기획컨설턴트, 경남교육청 메타버스 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자발적 교원 학습공동체 온아름의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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