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출근길 문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윤석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출근길 문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윤석열 캡처)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권성연 대통령실 교육비서관과 설세훈 교원소청심사위원장의 자리를 맞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사실상 권 비서관에 대한 질책성 인사로 평가된다.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달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만5세 초등 취학 정책 추진을 밝혔고, 당시 尹 대통령은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유아교육계, 교육계, 학부모단체, 정치권 등의 강한 반발에 결국 박 전 장관은 지난 8일, 임명 36일 만에 불명예 퇴진을 했다.

일각에선 만5세 초등 조기 입학 문제가 이처럼 커진 핵심 책임 중의 하나로 교육부 관료들을 꼽는다. 조기입학, 학제개편의 폭발력을 충분히 알고 있는 교육부 관료들이 박 전 장관을 사실상 방치해 논란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교체된 권성연 교육비서관이 소환된 것은 박 장관 사퇴 다음 날(9일) 진행된 교육부의 국회 업무보고에서다. 당시 장상윤 차관에게 대통령실이 “학제개편은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내용이 담긴 쪽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장 차관은 끝까지 ‘정책 철회’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통령실에서 조정한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고 결국 나흘 만에 권 비서관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는 설세훈 교원소청심사위원장이 대신하게 됐다.

그런데 설 위원장은 박순애 전 장관이 사퇴를 선언한 지난 8일 교원소청심사위원장에 임명됐다. 신임 위원장은 5일 만에 다시 비서관으로 옷을 갈아입고 용산으로 출근하게 된 셈이다. 이는 결국 돌려막기의 전형적인 인사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교육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교육부 폐지 및 축소가 검토됐고, 교육보다 과학을 우선하는 부처명 변경 얘기도 나왔다. 인수위원회는 교육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없다는 비판 속에서 과학을 중시하는 안철수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박순애 전 장관은 어떠한가. 내정 당시부터 유초중등 교육을 전혀 모른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나아가 수많은 의혹에 휩싸였지만 결국 국회 인사청문회도 없이 임명을 강행, 36일 만에 불명예 퇴진의 결과를 초래했다.

지금 교육부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학교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알아야 한다는 이유로 장학사 등 전문직 인사들이 자리했던 학교혁신지원실 국장급 한 자리를 일반직으로 채워버렸다. 전문직이 자리하고 있는 충청북도교육청 부교육감 역시 곧 학교 현장으로 복귀, 일반직이 채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가 바뀌면서 교육 홀대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지만 용산 대통령실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가 보다.

대한민국에는 교육전문가가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의 교육 콘트롤타워에 대한 인사를 보면 교육계 여론과는 동떨어져 있다. 윤 대통령이 많은 교육과제를 해결하려면 자리나 지키려는 교육부 관료 중심의 인사는 곤란하다. 尹 대통령은 교육을 그저 산업 인력 양성 차원으로 바라보고 적절하게 관료들한테 관리만 맡기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진짜 교육이 단지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교육은 후순위로 밀렸고 교육부의 새 출발은 실패했다. 실수를 만회하려면 교육 현장 전문가를 중용하고 인재를 폭넓게 찾는 자세가 중요하다. 지금처럼 회전문 인사로 돌려쓰다 보면 어느새 용산은 교육관료들이 좌우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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