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지난 7월 21일 국가교육위원회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국가교육위원회는아직도 출범하지 못했다.

위원을 추천해야 할 21대 하반기 국회의 원구성이 늦어진 점, 교원단체 간 추천권 배분 등이 해결되지 못한 점이 큰 이유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간 시행 유예기간을 뒀는데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히 교육부는 교원단체에 위원을 추천해달라며 위원회 출범 2주를 남긴 7월 7일에서야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조차 위원회 출범에 적극적이지 않았음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국회는 지난해 7월 1일 본회의를 열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안)을 찬성 165표, 반대 91표, 기권 5표로 통과시켰다.(사진=국회인터넷중계시스템 캡처)
국회는 지난해 7월 1일 본회의를 열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안)을 찬성 165표, 반대 91표, 기권 5표로 통과시켰다.(사진=국회인터넷중계시스템 캡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는 교육계에서 20년 이상 논의돼 왔던 과제였다. 오랜 기간 논의된 과제가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은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성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2년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경쟁적으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반면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소극적인 입장으로 일관했다.

국회 교육위원회와 법사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될 때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없었다. 결국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65표, 반대 91표, 기권 5표로 통과됐다. 딱 여당 소속 재적의원 수만큼 찬성했다.

여야 정치권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국가교육위원회 필요성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이구동성 공감해 왔다. 그런데도 지난 정권에서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국민의힘은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왜 그랬을까. 양당이 이런 차이를 보인 것은 국가교육위원회 주도권과 관련됐기 때문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이 통과될 당시의 정치 상황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었다. 또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높았다.

민주당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적극 나선 것은 이런 정치적 환경과 무관치 않다. 국가교육위원회 시행을 1년간 유예한 것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으로서는 3월 9일 대선이후도 정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교육백년대계를 위한 초정권적인 기구가 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많은 비판과 우려 속에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채 법이 제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어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되었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은 시행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굳이 위원회가 왜 필요하느냐, 옥상옥(屋上屋)이라는 의견도 내놓지만 이런 의견은 현재로선 큰 의미가 없다. 

지금 중요한 건 취지에 맞게 위원회 구성을 조속히 끝내고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계에서는 위원회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벌써부터 출범도 못한 위원회는 자문기구에 머물 것이라는 무용론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그런데 교육부가 국가교육위원회의 필요성을 부각해주는 실행력(?)을 보여 주었다.

교육부는 오늘(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 조정 등을 포함한 학제개편, 유보통합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책 추진 방침을 밝혔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등의 학제개편은 매우 중요한 국가 교육정책이다. 이런 사안은 국가교육위원회가 다뤄야 할 의제다. 교육부의 깜짝 발표로 될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취임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30% 이하이다. 박순애 교육부장관은 만취 음주운전, 논문 중복 게재, 자녀 불법 입시컨설팅  등 각종 의혹으로 장관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했다.

윤석열 정부, 박순애 교육부장관이 학제개편 등 중요 국가적 교육 의제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이럴때 힘이 실릴 곳은 교육부 관료들 뿐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더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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