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플러스] 한국 의료연구 수준이 세계 최상위권에 속하게 되면서, 의대 진학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서열화된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서 지필고사 성적이나 수능고득점자를 선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대면접은 이와 다른 역량을 평가하고 싶어한다. 즉 학업 ‘경쟁’을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성’을 평가하게 된다. 그렇다면 의과대학에서 원하는 인성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고 연세대의 의학교육 시스템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인성역량에 대해서 알아보자.

연세대 의과대학 모습(사진=학교 홈페이지)
연세대 의과대학 모습(사진=학교 홈페이지)

[교육플러스] 인재상이라는 개념은 학생부종합전형이 활성화되면서 교육관계자들에게는 일상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인재상에는 좋은 말로 가득차 있고, 읽기만 해도 당연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이는 표면적인 의미에서 해석한 것이고 이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학교육의 커리큘럼과 함께 살펴보면 대학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시간에는 연세대 의학교육의 특징과 함께 연세대 인재상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몇 년전 연세대에서 열린 ‘의과대학 학생평가제도 혁신을 위한 심포지엄’[‘경쟁에서 융합과 협력으로’, 2018년 6월]에서 연세대 김동석 교수님은 연세대의 의학 교육 특징을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연세대 의대는 대부분의 전공과목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옮기는 과정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두 가지 내용을 중점으로 발표가 이뤄졌습니다. 의대에서의 절대평가 의의와 졸업에 필요한 역량이었습니다. 졸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학생이 바로 연세대 의대가 바라는 인재겠지요.

일반적으로 절대평가란 일정 수준에 달하는 학생들에게 동일한 점수를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절대평가에서는 학생들에게 미리 평가기준에 전달됩니다. 그리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스스로 학습동기 유발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또 시험을 치르고 난 후에 학생이 이해한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연세대에서는 학업역량이 전국 1%에 든 학생들을 모은 다음에 굳이 상대평가를 통해서 학생들을 서열화시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절대평가의 의미를 단순히 학업과 관련된 기준을 넘어서 인성과 관련된 기준까지 제시함으로써 온전한 학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로 거듭날 수 있게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이름 하여 ‘성과중심 교육과정’을 도입했고 그 하위에는 4개의 인성과 관련된 역량이 있습니다. 탁월한 의학자(Outstanding Scholar), 훌륭한 의사(Excellent Clinician), 효과적인 의사소통가(Effective Communicator), 신뢰받는 전문가(Trusted Professional)이 그것입니다.

36개의 졸업 역량을 필자의 판단에 따라 기능중심과 인성중심으로 나눠보았습니다. 칼로 물베듯이 구분하기는 어려운 역량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서 표로 만들어 보았는데요. 탁월한 의학자에 문제인식 및 도출, 정보탐색 및 평가와 같은 역량요소들은 의사로서 사려깊음과 성실함 등을 갖출 수 있게 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환자의 질병 뿐만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미리 예측해 보는 것도 문제인식의 영역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국내외 의료정보를 통해서 유사한 질병을 가진 환자의 치료법이나 치료 과정을 고민해 보는 것은 엄청난 성실성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연세대의 절대평가 시스템은 탁월한 학업역량을 가진 학생들에게 점수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동료들과 협력적 관계를 맺게 함으로써 의사로서 갖춰야 할 표준화된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청소년 시절에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의과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학업역량을 갖추는 것과 동시에 학업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면서 학습역량을 높여나가는 태도를 갖춘 학생이 의과대학에 적합한 학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상반된 성격의 두 가지 즉 ‘경쟁과 협력’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존재야 말로 의대에서 요구하는 인재라고 정의해 볼 수 있겠습니다.

송민호 칼럼니스트
송민호 칼럼니스트

송민호는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해군사관학교 사회인문학처 교수,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서울대 벤처 휴먼디자인랩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각 분야에 깊은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기획력과 판단력이 빠르고 정확하며, 추진력이 강한 것이 장점이다. 칼럼니스트로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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