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철칙 1, 상대를 파악하자..."학생정서행동특성 검사 활용 큰 도움"
짝사랑 철칙 2. "틀려도 괜찮아"...무시·조롱·비난 없는 교실 분위기 만들기
짝사랑 철칙 3. 학급에 사랑·배려가 넘치려면?..."서로를 위하는 마음 형성"

[교육플러스] 생활지도와 학급경영은 교육자인 교사의 고유 권한이다. 교사의 고유 권한을 더 전문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시대에 가장 적합한 생활지도와 학급경영 방식을 고민하고 개발해 온 수석교사들이 그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기 위해 '생활·경영 UP' 기획을 마련했다.

이민숙 부산 옥천초등학교 수석교사.
이민숙 부산 옥천초등학교 수석교사.

아이들의 미소는 천사를 닮았다. 그리고, 교사는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에 특화된 거울 뉴런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의 환한 웃음 한 번에 섣부른 짝사랑에 빠지고 만다.

짝사랑은 되돌아오는 사랑으로 보답 받기도 하고, 외로운 짝사랑으로 끝나기도 하는데, 결과와 상관없이 아이들에 대한 짝사랑은 결국 교사의 숙명이다.


짝사랑의 자세 1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아이들 탐구생활


짝사랑을 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상대에게 관심이 많다. 먼 곳에서 바라만 보는 동경도 좋겠지만, 21세기 교사의 짝사랑은 진취적이어야 한다.

학급을 맡으면 일단 아이들에 대해 파악한다. 아이들을 알지 못하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수업도, 생활지도도 할 수 없다. 정교한 교수학습방법과 상담 기술을 보유했더라도 ‘우리 아이들’을 알지 못한다면 수업 속에서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일으키게 하기도, 교육적 가치관에 맞는 올바른 생활지도를 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학년 발달단계에 맞게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휘력이나 이해력, 사고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아이를 둘러싼 환경적 특성과 건강 상태까지 최대한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의 눈높이와 상황에 맞는 수업과 생활지도가 가능하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홈페이지 캡처.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홈페이지 캡처.

아이들을 만날 때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모든 초 1·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검사로 진단검사가 아닌, 학생의 성격특성 및 정서·행동 발달 경향성을 파악하여 학생 교육 활동의 적정성을 지원하기 위한 선별검사다. 이를 통해 성장기 학생들이 흔히 경험하게 되는 정서·행동 발달상의 문제를 조기 발견하고 악화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한다.

따라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되었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없는 경우도 있고, 정상군으로 분류되었지만 도움이 필요한 학생도 있다.

다만 관심군으로 분류되었다는 것은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에 학생이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높게 경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2021,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확인했다면 학부모와 상담을 통해 구체적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된 아이들 중에는 자존감이 낮거나 과거에 받은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은 경우도 있다. 원인을 알지 못한다면 아이에게 더 깊은 상처를 주거나 엉뚱한 처방으로 나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아이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그것이 짝사랑하는 교사의 첫 번째 도리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짝사랑의 자세 2 – 틀려도 괜찮아, 관계의 안전망 확립


사랑은 상대가 나로 인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하물며 교사의 짝사랑은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에 아름답다.

무지는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공포는 혐오를 불러오기도 한다.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소수자 혐오는 나와 다른 너를 이해할 수 없고, 그러므로 너는 틀렸고, 내가 너를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우리의 무지에 기인한 바가 크다.

아이들도 그렇다. 우리가 애틋하게 사랑하는 천사 같은 아이들도 나와 다른 것은 틀렸다고 생각하고, 친구를 비난하거나 무시하기도 한다. 비난과 무시를 받은 친구는 위축되고, 틀릴까 봐 입을 다물게 된다.

인간의 감정은 전염력이 강해서 ‘맞다, 틀렸다’의 이중적 잣대가 학급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되면 아이들 사이에는 내 기준에서 틀린 친구는 내가 싫어해도 당연하고, 불편한 대우를 당해도 타당하다는 혐오의 분위기가 만연하게 된다.

이런 학급문화는 분위기를 주도하는 아이의 마음에도 뒤틀린 흉터를 남기지만, 당하는 아이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틀렸다는 분위기는 수업 시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 가지 예로 발표를 안 하는 아이들에게는 대략 몇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먼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우, 이는 글이나 표정, 행동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도 있으며 단지 성격의 차이일 뿐이니 걱정할 일이 아니다. 다음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잘 모르는 경우도 발표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외에 상처로 인해 발표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발표를 듣고, 친구 혹은 선생님이 무시, 조롱 또는 비난을 했을 경우 그때의 경험은 상처가 되고, 학교를 다니며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한 상처는 굳은살이 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틀려도 괜찮다고 말해주자. 다를 뿐이라고. 그리고, 이와 관련된 동화책을 읽어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동화책과 글귀 등을 활용해 현수막을 제작, 교실 앞에 부착해두고 늘 함께 보면서 마음에 새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시 그동안 선생님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선생님으로서, 어른으로서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진심은 힘이 세고,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선생님을 사랑하는 고마운 존재들이어서 대부분 선생님을 용서한다. 선생님의 사과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 회복탄력성에 도움을 준다.

아이들과 약속한다. ‘틀려도 괜찮다. 어떤 생각이든, 어떤 마음이든 자유롭게 이야기하자.’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안전망이다. 내가 이야기했을 때 친구들이 날 비웃지 않을 거라는 믿음, 틀렸다고 꾸중하거나 무시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 그 믿음들이 모여서 안전망을 이루고,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이 친구와 선생님으로부터 거부당하지 않는다는 튼튼한 안전망이 만들어지면 아이들은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고, 포용하며 배려한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친구가 발표하다가 실수했을 때, 조금은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했을 때 손뼉을 치며 “괜찮아, 괜찮아, 잘했어”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자신들의 잘못으로 선생님이 화가 난 순간조차도 “괜찮아, 실수할 수 있어. 다음에는 더 잘하자”라며 은근 뻔뻔하고, 귀엽게 교사의 용서를 구하기도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짝사랑의 자세 3 – 모든 것은 관계로부터, 수업과 생활지도 일체화


짝사랑을 하는 사람은 마땅히 상대방에게 잘 보여야 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연구하고,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노력한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해야 하는 노력 중 으뜸은 좋은 수업을 하는 것이다. 수업이 즐겁고, 재미있다면, 학교가 신나는 곳이 된다면, 아이들이 선생님을 사랑하게 된다면 생활지도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결국 모든 것은 관계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시절 속에는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몸가짐도 반듯하게 했던 추억이 있다. 아이들도 그렇다.

신나는 수업 자체도 좋지만, 자신들을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의 마음은 아이들로 하여금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좋은 사람으로 자라고 싶은, 적어도 문제를 일으켜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다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서로를 향한 마음들이 모여 사랑하고 배려하는 학급문화가 형성된다.

교사는 아이들이 교육으로 쉽게 변할 거라고 생각해도 안 되지만, 교육으로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도 안 된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만큼 기대가 높아져 실망이 크지 않도록 기대에는 돌을 달고,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사랑해야 한다. 작고 소소한 변화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아이들의 곁에 함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짝사랑하는 사람의 참된 자세고, 서로를 향한 사랑의 출발점이다. 나는 오늘도 짝사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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