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교육과정디자인연구소, 좋은교사운동 등 공동성명
"일괄적 교육과정 편성 강요" 지적에 경기도교육청, '균등하고 고르게' 편성
1,2학년 부담되게 말라 안내..."29로 끊으라는 말 아니라고까지 했다" 해명

 

(이미지=교육부)
(이미지=교육부)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학교는 학생이 3년간 192학점을 균형 있게 이수하도록 학기별 수업량을 고르게 편성하는 것을 권장한다.”(교육부)

2025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각 시도교육청이 수업량 적정화에 나선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고등학교에 3년간 매 학기 1학점씩을 감축하라는 기계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안내를 한 적이 없으며 왜 그런 이야기가 도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 계획과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하며 현행 204단위를 192학점(교과 174+창체 18)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맞춰 올 1월 2015 개정 교육과정 일부를 개정해 이를 반영했다.

교육과정 해설서에는 “(고교) 3년간 192학점을 균형 있게 이수하도록 학기별 수업량을 고르게 편성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이 ‘학기별 동일하게 1학점씩 감축하라’고 학교에 안내했다는 문제가 제기되며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운영 안내서 일부 캡처.(출처=교육부)
고교학점제 도입·운영 안내서 일부 캡처.(출처=교육부)

현재 학교는 총 204단위(교과 180+창체 24)를, 학기별 교과의 경우 자율적으로 25~31단위 내외로 운영한다. 이를 192학점(교과 174+창체 18)으로 변경하면 교과는 학기별 평균 1학점씩(180->174) 줄게 된다. 교육청이 이렇게 기계적으로 해석해 일괄적으로 학기별 1학점을 축소하라고 했다는 것.

이를 두고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교육과정디자인연구소,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지난 19일 공동성명을 내고 교육청이 지침을 경직되게 해석해 획일적이고 표준적인 교육과정 편성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설서 내용 중 ‘균형 있게’, ‘고르게’라는 의미는 결코 학기별로 동일하게 1학점씩을 감축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고교학점제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방법 자율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교육청이 이처럼 안내할 경우 특히 고3의 수업 시수 확대를 가져오는 문제도 있다. 입시의 영향으로 많은 학교에서 고3 2학기 교과 수업량을 대폭 줄여 운영하지만 교육청 안내대로라면 다른 학기와 같이 교과 29학점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또 전체적인 수업시간 감축으로 학교 운영 시간이 7교시에서 6교시로 줄어들 경우 학부모 민원을 우려해 학교가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교육과정 해설서에 따르면 ‘수업량 적정화에 따라 공강, 소인수 선택과목,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학교 밖 교육, 최소 성취수준 예방·보충지도 등 유연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학교의 재량권을 인정했으나 교육청이 의미를 오독했다는 것.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는 “지역 단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기존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줄어든 1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의 방과후 수업에 대한 학습 부담감을 줄여줘야 한다”며 “방과후 활동은 학생 선택에 따라 참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하교할 수도 있다. 기존 7교시 하교를 맞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7교시 공강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수업량 적정화 의도와 맞지 않으며 학생들의 선택권과 휴식권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교학점제의 학생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해 교육청은 학교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며 “획일적 단위 수 감축을 지침으로 제시하기보다는 개별 학교의 특수성을 감안한 자율적 변화를 지지하고 격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미이수 학생 및 교원 수급 지원 등 현장 어려움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일갈했다.

더 큰 문제는 교육청이 공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메신저, 전화 등으로 지시를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를 두고 결국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고교학점제 추진을 앞두고 현장 교원들도 여러 문제를 예상하고 있어 교육청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라며 “교원들에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면 될 것을 비공식적 방법으로 지시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소극적 태도로 밖에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경기도도교육청, 일괄 29학점 편성 안내한 적 없어 "오히려 그렇게 하지 말라고 안내"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일괄적으로 1학점씩 축소하라는 안내를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지원청 담당자 연수, 현장 연수 등에서 고르게 편성하라는 말은 했다. 고르게라는 게 수치적으로 29학점씩 끊으라는 게 아니라 3학년을 적게 편성해 1,2 학년에 과부하가 걸리도록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균등하고 고르게 하되 수치적으로 29씩 편성하라는 말은 아니다라고 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지원청들을 확인한 결과 29학점씩 끊으라고 안내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당황스럽다. 29학점을 기준으로 학년별로 균등하게, 너무 차이나지 않게 하라고 안내한 것을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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