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육, 과목 쪼개는 고교학점제 아닌 진로별 개편 필요"
미래 사회 핵심 인공지능..."이공계 수업 50%로 늘려야"
교과서, 교육과정 개정기마다 초판? "판수 누적 전환해야"

[교육플러스] 윤석열 정부가 10일 출범했다. 당선 이후 교육부 폐지부터 논란이 되더니 교육자들의 인수위 미참여 등의 문제가 부각되며 새 정부에는 교육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발표된 국정과제에서도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 △더 큰 대학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 등 다섯 항목이 담겼지만 교육을 둘러싼 전체적인 시야가 좁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교육플러스>는 홍후조 고려대 교수와 함께 ▲교육제도 ▲교원제도 ▲교육목표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원평가 ▲교육문화 등 교육 전반에 대한 교육개혁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사진=EBS 캡처)
(사진=EBS 캡처)

잠자는 교실을 깨우려면? "진학고 교육과정을 진로별로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교육과정 연구자들은 고교평준화의 영향을 받아 고교는 보통교육, 교양교육, 중학교 교육을 연장하는 곳이고, 대학부터 진로별로 특별한 교육을 하는 곳으로 간주한다. 연구자의 대다수는 진로가 흐릿한 문과출신인 면도 작용한다.

그래서 구미의 고교 교육과정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특목고나 특성화고 교육과정을 제외하고, 일반계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진로’가 보이지 않는다.

그 결과 대학생의 상당수는 전공을 바꾸고 싶어 하며, 대학 졸업 후 종사하는 직업은 대학에서 공부한 것과 무관하다는 수가 OECD국가 중 가장 높아서 절반이나 된다(한요셉, 2020).

진로무관 교육과정 설계가 학생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있다. 학생들의 70%는 고교부터 선택과 집중하여 공부하기를 바란다.

과목을 쪼개서 선택하게 하는 고교학점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고교 교육과정을 진로별로 개편한다. 고교 학사관리제인 고교학점제는 ‘선택’(수단)하는 느낌을 주려고 ‘진로’(목적)를 무시하고 작은 과목을 자꾸 만들어낸다. 수단이 목적을 삼켜버렸다.

대부분 한 학기로 끝나는 주 1∼2시간짜리 소단위 과목을 300개 정도 제시하나, 학교의 규모에 따른 개설 능력으로는 아무리 커도 150개를 개설할 수밖에 없어 전국 1,600개 고교 어디도 만족하기 어렵다. 진로가 안 보이는 마구잡이 개설로 다과목 분산 피상 학습이 초래된다.

고교부터는 진로별로 핵심 개념의 이해, 핵심 가치의 함양, 핵심 기능의 체득이 필수적이기에 다른 교육선진국처럼 진로별로 소과목 집중 심층학습으로 전환해야 한다.

심지어 현재처럼 교육과정을 진로 없이 짜더라도 덴마크에서처럼 고교에서 학습하는 것과 대학에서 학습하는 것 중 어느 것을 클릭하더라도 상호연계되는 학습을 무엇을 할 것인지가 나타나도록 진로 안내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UddannelsesGuiden(ug.dk)].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교졸업자격 인증 프로그램(IB DP)은 6개 과목군에 56개 과목(20개는 온라인 수업)으로 진로에 맞게 선택 조합하여 세계 3,600개 학교, 심지어 2개 학급의 최소규모 학교도 만족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진로별로 1∼3년간 지속 이수하는 중대규모 과목 50여 개로 재구조화해야 한다. 가령 국어의 ‘화법, 작문, 문법, 독서, 문학, 매체’처럼 대학의 교과목이 아니라, ‘인문용, 사회용, 이과용, 예술계용, 체육계용 국어’로 진로에 따라 만들어 준다.

다만 4차산업혁명(메타버스, AI로봇) 시대에 대비 모든 고교생은 문·이과 융합형으로 수업시수의 50% 이상은 이공계 과목을 이수하도록 한다.

학생 수용 방식인 평준화는 학생을 한데 모아두었을 뿐이고 비평준화는 학생을 학교 간에 차별한다. 이제는 진로별로 학생을 수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학교 규모(교사 수, 학생 수, 교실 수 등)에 알맞게 개설할 계열(문과/이과/예/체)과 그 아래 진로별 과정(문과는 인문, 사회, 경상, 국제 과정; 이과라면 공학, 의료보건, 자연 과정)을, 교육청의 중재로 지역 내 학교 간 역할을 분담하여 운영한다.

규모에 맞게 최적화된 진로별 학습기회를 보장하는 쪽으로 학교를 재구조화하되, 대다수 중·대규모 학교는 문·이계의 진로별 과정을 개설한다.

여유 있는 일부 대규모 학교는 여기에 예술 장르 하나나 체육 종목 하나를 더하여 개설하고, 소규모학교는 특목고처럼 문과나 이과 중 일부 과정을 특화하여 개설하여 진로별 강소형 학교가 나오도록 한다.

각 학교가 규모에 알맞게 진로별 계열과 과정을 개설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학교선택권을 부여한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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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AI 시대 "이공계 수업시간 비중 30→50%로 확대해야"


사회나 산업은 과학혁명, 산업혁명으로 그 기초는 이공계 지식이고 기술이다. 초등교사의 90%는 문과 출신이고, 학교의 수업시간의 비중은 문과 50%, 이과 30%, 예체능 20%이다. 학교에는 사회과의 수업시간이나 교사 수가 과학과의 그것보다 많다.

수능과목 성적은 문과는 500점, 이과는 250-300점에 불과하다. 여학생 다수는 문과이고, 여대생 중 이공계는 30%, 공대는 20%에 불과하다.

대학졸업자의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비율은 50%가 넘는다. 국회의원 300명 중 이공계 출신은 29명이고, 정부 고위관료의 대다수는 문과출신이다.

수학·과학·기술·공학은 공부하기 어렵고,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취·창업 가능성 등 사회적 수요는 높으므로, 초중등학교 수업시간의 50%로 비중을 높여야 부진아가 줄어들고, 사교육에 덜 기대며, 길게 보아 청년 실업을 줄일 수 있다.

대신 사회과를 국제외교, 정치와 법, 경제·경영, 역사, 지리, 문화와 윤리 등 6개 영역으로 재정비한다.

모든 학생의 공식적 최종교육은 직업 준비교육이므로, 누구나 자격과 면허를 가지고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도록 한다. 특히 상급학교 미진학자들은 3개월∼1년 정도 직업기술교육을 받고 의무교육을 졸업하도록 한다.

직업고와 직업전문대학을 통합하여 4~6년제 등으로 첨단직업전문교육을 특성화한다. 면허와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지역별 청년직업기술교육센터(지역별 첨단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미래학교를 신설 운영, 기숙사, 무상교육, 생활비 지원, 기업 위탁 교육 등)를 설립하여 그 편의를 돕는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학생 손에 판수를 거듭한 고품질 교과서를 들려주자"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과정 개정기마다 모든 교과서를 전면 개편하여, 초판(edition) 교과서가 적용되는 첫해에는 수많은 오류가 발생하고, 이를 수정보완해서 쓸 만하면 교육과정이 또 개정되어 기존 교과서를 전량 폐기하는 낭비를 계속하여 왔다.

교육과정기준의 잦은 개정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지식을 전하는 초·중등학교 교과서에 대해 점진적으로 개선해가는 ‘판수 누적(版數累積)의 서책 교과서’가 더 낫다.

해외의 경우는 부도, 역사 교과서 등은 판수를 누적하여 교과서의 질이 높은 편이다.

발표자가 참여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첫째, 시공간의 변화에 따라 교육내용 변화가 크지 않은 초·중학교의 교과서는 판수 누적 적용이 더 적절하고, 둘째, 초등 교과는 수학→도덕→국어 순으로, 중학 교과는 한문→역사→수학→도덕→국어 순으로 판수 누적 적용 필요성이 크며, 셋째, 판수 누적으로 교과내용을 정련하고, 학생발달에 맞게 내용수준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라, 판수 누적 교과서 도입은 초·중학교의 ‘국어, 수학, 도덕, 역사, 부도’ 중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할 필요를 제안하였고, 판수 누적으로 점진 개선되는 교과서 확보를 위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의 해당 조항의 개선도 필요하다.

자유민주시민 교육을 강화하고, 특히 이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근현대사의 좌편향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성공에 자긍심과 정체감을 느끼는 역사교과서, 오류가 많은 초판이 아니라 5판(edition), 10판, 20판, 30판 등 판·쇄거듭형 교과서를 펴내서 국민애독의 역사책을 확보한다.

또한 그 범위를 확장하여 동아시아사와 세계사의 발전 속에서 한국사를 기술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교과서의 사용도가 낮은 교과목은 1인 1책 지급보다 학교용, 학년용, 학급용 등 교과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보급(미술은 화첩 도록, 체육 동영상 등)하고, 모든 교과서의 주요 용어는 현대 간편 한자어와 영어를 병기한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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