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명 등록, 예산과 교사 수급 등 어려워

 

3월 7일 폴란드 국경을 건너입는 우크라이나 피난민 행렬. (사진=우크라이나 외교부)
3월 7일 폴란드 국경을 건너입는 우크라이나 피난민 행렬. (사진=우크라이나 외교부)

[교육플러스=정은수 국제전문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인접국인 폴란드 학교들이 밀려오는 난민 학생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하기 어려워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글로브앤드메일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전역의 학교들이 증가하는 난민 학생을 위한 충분한 교사, 교실 등을 확보하는 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학생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330만 명의 난민이 폴란드로 건너왔다. 이 중 절반 가량이 폴란드에서 장기적으로 체류할 전망이다. 폴란드 교육부에 따르면 약 20만 명의 새로운 학생이 이미 폴란드 학교에 취학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 숫자는 6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폴란드 교육계는 밀려드는 학생을 감당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폴란드 교육계는 전쟁 이전에도 이미 교사 수급과 예산 부족을 겪고 있었는데 난민 학생 유입으로 상황이 악화됐다. 

슬라보밀 브론야르츠 폴란드 교사노조 위원장은 3월 첫 난민 행렬을 맞으며 "우리는 교육 쓰나미를 향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만약 60만 명의 학생이 등록하게 되면 폴란드 취학 학생의 15%가 증가하는 것"이라며 "5만 명의 교사가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장실까지 써도 교실 부족

바르샤바에 위치한 성 스타니슬라브 코스트카 학교는 3월초 이래 70명의 난민 학생을 받았다. 기존 학생의 3분의 1에 달하는 숫자다. 초·중등학교 통합학교인 스타니슬라브 코스트카 학교는 이미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사립학교지만 최소한 등록금으로 운영하고 있어 정부 지원금과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예산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교사 수급과 수업 자료 마련은 예산의 한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가스비가 세 배로 급증하면서 예산 부담은 더 커졌다. 

예산만 문제는 아니다.  학생을 추가로 받을 교실이 없는 상황에서 이바 페트리키비치 교장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모두 활용하기로 했다. 교장실을 하루에 두세 번 개방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야외 수업도 하고, 빈 교실을 마련하기 위해 수업시간표도 수시로 변경하고 있다. 학생 모임을 위한 공간은 급식실로 바뀌었다.  페트리키비치 교장은 "매일 조정해야 할 일들이 생기고 있다"면서 "상황이 너무 급변해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월세로라도 교실 7개를 더 마련하려는 계획도 밀려드는 난민 인구로 인해 당장은 실현이 어렵다. 

교사 업무 늘어도 수급 어려워

이 학교의 교사 40명은 새로운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12년째 고교 문법과 문화를 가르치는 이보나 노보고르스카-야신스카 교사는, 10~12세 난민 학생의 폴란드어 교육을 맡아서 하고 있다.  페트리키비치 교장은 세 명의 교사를 추가로 채용했지만, 그 이상은 정부 지원이나 기부금이 늘지 않는 한 어렵다. 

신규 교사 중 한 명은 스베틀라나 아브라모바다. 그는 3월 초 쌍둥이 딸을 데리고 키이우에서 폴란드로 왔다. 우크라이나에서 광고회사를 경영했지만, 과거 수학과 물리를 가르쳤던 적이 있어 난민 학생 교사로 채용됐다. 폴란드어를 쓰지 못하지만, 난민 학생들에게 우크라이나어 혹은 러시아어로 수업하는 교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른 교직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식 조리원과 청소 인력은 대부분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현지에 남아 있는 가족들 때문에 마음 졸이고 있다. 페트리키비치 교장은 "친척들과 통화하며 우는 장면을 종종 목격한다"고 전했다.

학생은 언어·문화 장벽에 트라우마까지 

이런 상황은 난민 학생도 마찬가지다. 페트리키비치 교장은 "부모가 아직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학생도 있다"면서 "어떤 학생은 적응하려고 애쓰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많은 학생은 아직 혼란을 겪고 있어 수업에 참여를 잘 안 한다"고 했다. 난민 학생 대부분은 폴란드어를 하지 못하는데다가 전쟁과 피난 경험으로 깊은 정서적 상처를 갖고 있어 언어와 문화 장벽이 극복하기 어려운데다가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누구나 지금 상황에 대한 자기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별도의 부교재를 만들어 배부하기도 했다. 

난민 학생만 문제는 아니다. 교사들은 이  학교에 이미 다니고 있던 러시아 출신 학생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에고르 주라(17)는 3월 말 부모와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왔다. 그는 "친구들이 대체로 우리 가족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편"이지만 "내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토로했다. 그는 전쟁이 곧 끝나서 다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들이 친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사바 스크로봇(18)도 러시아 출신이다. 그는 이미 6년째 폴란드에 거주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있는 친척들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급우들에게 현지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 설명하고 "군사산업체 외에 이 상황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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