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플러스] 생활지도와 학급경영은 교육자인 교사의 고유 권한이다. 교사의 고유 권한을 더 전문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시대에 가장 적합한 생활지도와 학급경영 방식을 고민하고 개발해 온 수석교사들이 그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기 위해 '생활·경영 UP' 기획을 마련했다.

오미정 부산 동궁초등학교 수석교사
오미정 부산 동궁초등학교 수석교사

학생 교육 활동과 함께 코로나 방역까지 해내느라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이 정말 힘들었던 3, 4월을 보내고, 어느덧 등굣길의 벚나무는 싱그러운 초록 잎을 흔들고 학교 화단의 모란은 자줏빛 꽃망울을 터뜨려 화려함을 뽐내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이제 서서히 학교 현장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해야 하는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담임 선생님들께서는 학급 경영의 중요성을 아시기에 어떻게든 학급 운영 체계를 세우고 학생들과 함께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엮어가시느라 구슬땀을 흘리셨을 겁니다.

선생님들마다 나름의 학급 운영 철학이 있으시겠지만 바람직한 학급 운영이란 ‘효과적인 교수학습이 가능하도록 성장형 마인드셋 교실 문화를 조성하는 학급 담임 교사의 사랑 에너지 선택 활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버츄 프로젝트와 마인드셋 이론, 그리고 작지만 소중한 학급 운영 경험이 있습니다.

개학 즈음이면 교사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이들과 함께 새 학기를 시작하는 것이 두렵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말을 잘 듣게 하고, 사고 없이 무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걱정에 불안감을 느끼는 교사들의 글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권영애 선생님의 저서 ‘자존감, 효능감을 만드는 버츄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자신의 에너지 상태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교사가 무의식적인 두려움 에너지에 사로잡히면 규칙으로 엄격하게 통제하고 규칙에 어긋난 행동에 대해서는 다그치고 비난하게 됩니다. 이런 교실에서는 아이들도 신경이 예민해져서 작은 일에도 다툼이 잦아지고 진정한 교감은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순간순간 두려움이 다가올 때마다 교사가 용기를 내고 사랑 에너지를 선택하여 학생 내면의 미덕을 일깨우는 '버츄프로젝트 미덕 교실'을 운영하면 아이들과 함께 사랑의 교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캐럴 드웩 교수는 저서 ‘마인드셋’에서 고정형 마인드셋과 성장형 마인드셋을 소개했습니다.

고정형 마인드셋은 지능이나 기량, 재능에는 이미 정해진 양이 있다는 신념 체계이고 성장형 마인드셋은 인내하고 노력하며 배움 자체에 중점을 둔다면, 지능, 기량, 재능은 얼마든지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다는 신념 체계를 말합니다.

교사가 자신과 학생들에 대한 성장형 마인드셋을 가지고 아이들의 마음에 다가서서 불을 붙이려는 깊은 욕구를 가질 때 그 학급은 배우고 성장하려는 학습 문화와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 문화로 따뜻하고 단단한 학급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성장형 마인드셋은 실수나 실패를 작은 성공으로 보고 언제나 자신이 가진 힘으로 노력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버츄프로젝트와 일맥상통합니다.

▶교육받은 인간은 ‘자주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자아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적절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해설의 한 부분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시안)에서는 주체성, 책임감, 적극적 태도 등을 갖춘 자기주도적인 사람이라는 키워드로 더욱 강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성장형 마인드셋 교실 문화를 조성하는 학급 담임 교사의 사랑 에너지 선택 활동이 학생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자아정체성을 형성하여 자신의 진로와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자기주도성을 키우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몇 가지 실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미덕의 언어로 말하기

버츄프로젝트는 인간을 근본적으로 선한 존재, 미덕을 가진 존재로 봅니다. 미덕의 원석 52가지를 가슴에 품고 있는 긍정적 존재관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교사는 사랑 에너지를 품고 학생의 말과 행동에서 미덕을 보고 말해줌으로써 학생들이 쉽게 미덕을 실천하고 습관이 되게 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잘했을 때뿐만 아니라 아이가 주변에 준 영향, 노력하는 과정, 실수와 실패의 순간에도 미덕의 언어로 말해줍니다.

“너에게서 창의성의 미덕이 반짝이는구나.”
“너의 인내심과 끈기 미덕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구나.”
“네 도움의 미덕에 감동했어. 덕분에 짐을 쉽게 옮길 수 있었어. 고마워.”
“선생님은 네가 깨울 보석을 기다리고 있어. 너는 원래 미덕 천사거든.”

자신이 실천한 미덕 또는 칭찬 받은 미덕 내용을 기록해가는 미덕통장.(사진=오미정 수석교사)
자신이 실천한 미덕 또는 칭찬 받은 미덕 내용을 기록해가는 미덕통장.(사진=오미정 수석교사)

2. 마인드업 카드로 격려하고 미덕 카드로 마음 맑게 돌리기

매일 아침 학급에 들어오는 학생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눌 때 교사는 마인드업 카드를 한 장씩 뽑아서 매일 다른 인사말로 마음을 나눕니다.

아이들은 ‘오늘은 어떤 카드가 뽑힐까?’ 궁금해하며 재미있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고 교사는 매일 학생 개개인과 눈을 맞추며 학생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인드업 카드로 인사를 나눈 후 미덕 카드를 한 장 뽑아서 읽고 미덕통장에 자신이 뽑은 미덕을 쓴 후 하루 동안 실천합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오늘의 미덕 실천 여부를 스스로 평가합니다.

미덕 카드(사진=오미정 수석교사)
미덕 카드(사진=오미정 수석교사)

3. 부정적 행동에 대해 미덕으로 질문하고 수치심 대신 용기를 줘 배움의 순간으로 전환하기

학생이 실수나 부정적 행동을 했을 때에도 미덕 행동을 요청하는 4개의 문장으로 말하면 어떤 순간에도 자신이 가진 힘으로 노력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성장형 마인드셋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네 미덕이 자고 있어서 그래. 넌 미덕을 깨울 힘이 있어. 어떤 미덕을 깨우면 좋을까?” 이 말 속에 숨은 의미를 볼까요?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는 방어기제를 끄고 다시 일어날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네 미덕이 자고 있어서 그래”라는 말은 넌 이미 온전하다고 말함으로써 자존감을 일깨웁니다.

“넌 미덕을 깨울 힘이 있어”라는 말은 접근동기, 성장동기를 깨워줍니다.

“어떤 미덕을 깨우면 좋을까?”라는 말은 아이의 선택권을 인정해 줘서 실천 의지를 높여줄 수 있습니다.

교실에 게시하여 미덕의 언어를 생활화하는 미덕의 보석함.(사진=오미정 수석교사)
교실에 게시하여 미덕의 언어를 생활화하는 미덕의 보석함.(사진=오미정 수석교사)

4.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미덕의 울타리 치기

미덕의 울타리는 서로를 존중하며 행복하게 지내기 위한 경계선을 함께 정하는 것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울타리를 치는 목적이 규칙과 통제가 아니라 ‘우리 함께 행복하자’임을 믿는 것입니다.

미덕의 울타리는 학기 초, 주 초, 또는 특별한 날 치면 그 효과가 더 큽니다.

학기 초에 학생들과 함께 미덕 울타리로 만든 학급 비전.(사진=오미정 수석교사)
학기 초에 학생들과 함께 미덕 울타리로 만든 학급 비전.(사진=오미정 수석교사)

5. 친구의 대표 미덕을 찾아주는 미덕 조끼로 학급 응집력 높이기

미덕 조끼는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평소 생활하면서 알게 된 미덕도 좋고 1주일 정도 대표 미덕을 찾기 위해 그 친구를 관찰하도록 안내해도 좋습니다. 각자 한두 장의 포스트잇에 관찰한 친구의 대표 미덕과 실천 행동 내용을 씁니다.

“00아, 너에게는 창의성의 미덕이 빛나. 네가 쓴 시가 굉장히 독창적이었기 때문이야.”
“00아, 너에게는 친절의 미덕이 빛나. 나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 주니까.”

이 활동을 진행하는 역할을 3명 정도의 학생에게 맡겨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생일잔치로 만들어도 좋습니다. 미덕 조끼는 일정 기간 교실에 전시했다가 집으로 가져가게 합니다.

미덕 조끼 활동 모습.(사진=오미정 수석교사)
미덕 조끼 활동 모습.(사진=오미정 수석교사)

앞에서 소개한 사례 이외에도 미덕 목걸이 만들기, 나만의 미덕카드 그리기, 미덕 필사하기, 미덕 책받침 활용하기, 미덕 수호천사 되기, 5분 감사 명상하기, 선생님표 맞춤 미덕 상장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활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백화점식 학급 운영이라는 말처럼 이것저것 좋아 보이는 활동에만 치중하면 쉽게 지치거나 이내 흔들리고 말 것입니다.

‘아이는 이미 온전한 성품과 잠재력을 품고 있는 완전한 존재다’라는 버츄 인간관과 성장형 마인드셋을 확고히 하고 미덕의 언어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생님! 당신은 이미 교실의 미덕 천사이십니다. 용기 내어 사랑 에너지를 선택하시는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참고 문헌】

- 권영애, 자존감, 효능감을 만드는 버츄프로젝트 수업, 아름다운 사람들, 2018
- 권영애, 그 아이만의 단 한사람, 아름다운 사람들, 2016
- 캐럴 드웩, 마인드셋, 스몰빅 라이프, 2017
- 메리 케이 리치, 마인드세트 교실 혁명, 우리가, 2016
- 조세핀 김, 교실 속 자존감, 비전과 리더십,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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