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연유든 때린다는 것은 엄마의 양육 스킬 부족 증명하는 것

[교육플러스] 아이가 태어나며 부모가 되고, 아이가 자라면서 학부모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자녀와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녀, 교사와 소통을 힘들어하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교육플러스>는 이런 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과 공동으로 부모, 자녀, 그리고 가족 관계 이해를 돕고 실질적 소통 방법을 제시하는 연속 시리즈를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김순옥의 엄마 마음 아이 마음>  시리즈는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사진=JTBC 캡처)
(사진=JTBC 캡처)

 

우리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고 첫 시험이 끝난 뒤 아이와의 대화였다.

같은 반 아이들 중에 시험 망쳤다며 우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했다. 왜 우냐고 물어보았더니 시험 성적에 따라 부모님이 때린다는 거였다. 그리고 아이와 이어진 대화이다. 

아이: “엄마, 시험 못 봤다고 맞는데~~”  

엄마: “그래? 옛날에는 학교에서 틀린 개 수만큼 맞기도 했어.”

아이: “왜?”

엄마: “틀렸으니까...”

아이: “틀렸는데 왜 맞아?”

엄마: “다음엔 틀리지 말라고.”

아이: “맞으면 다음엔 안 틀려?”

엄마: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고?”

아이: “맞으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돼?”

엄마: “안 맞으려면 공부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아이: “그럼, 엄마들이 된장찌개 끓였는데 맛없게 되었다고 맞으면 다음엔 더 맛있게 끓여?”

엄마: “아.... 그러게... ”

아이: “공부 못하는 게 맞을 만큼 잘못한 일이야? 공부를 못 하는 게 죄를 지은 것은 아니잖아.”

엄마: “공부를 못한 것보다 안 했다는 생각에 화난 것은 아닐까?”

아이: “아이가 공부를 안 하면 화가 나? 왜?”

엄마: “학생이니까 당연히 공부는 해야 한다는 생각인 거지”

아이: “학생이니까 학교에서 당연히 공부했겠지. 학원에서도 공부하고. 안 한건 아니잖아.”

엄마: “성적이 안 좋으면 공부를 열심히 안 했다고 보는 거지.”

아이: “그럼 열심히 공부했었어도 결과물이 안 좋으면 공부 안 한 거네?”

엄마: “공부를 안 했다기보다는 열심히 안 했다고 보는 거지.”

아이: “열심히 안 했다고 왜 때리고 벌을 줘?”

엄마: “아마도 화가 나서?”

아이: “안 하는 게 화가 나? 아니면 못 하는 게 화가 나?”

엄마: “둘 다 아닐까?”

아이: “그럼 공부를 안 했는데 100점이 나오면 화가 나?”

엄마: “설마, 그렇진 않겠지.”

아이: “그럼 결과 때문에 화가 난거겠네.”

엄마: “그런가?”

아이: “성적 때문에 왜 화가 나? 아이가 공부 못하는 게 화나는 일이야?”

엄마: “기대치 때문이 아닐까?”

아이: “근데 엄마는 왜 화 안 내?”

엄마: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너의 성적보다 더 낮아서?”

아이: “나에 대한 기대가 없어?”

엄마: “아니, 너에 대한 기대는 크지. 너의 성인이 된 모습은 너무나도 근사할 거잖아. 그런데 이번의 성적이 너의 미래를 가늠하는 잣대도 될 수 없고 그 성적이 너 자체는 아니잖아. 공부 잘하고 못하고에 따라 성인이 된 네가 멋지고 근사할지 안 할지를 결정지을 것 같지는 않아서. 만약 공부를 못해도 너는 너로서 훌륭하게 자랄 거니까. 엄만 그걸 믿는 거지. 너의 성적이 아니라.”

아이: “그럼 그 엄마들은 그 믿음이 없어?”

엄마: “글쎄. 아이에 대한 믿음이 아예 없진 않지. 어떤 믿음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추측건대, 지금의 모습이 미래에도 그대로일까 봐 걱정하는 게 아닐까?”

아이: “미래에도 공부를 계속 못하면 안 되는 거야? 공부를 못 하는 게 무슨 문제야?”

엄마: “힘들지 않고 돈도 잘 벌고 편안한 삶을 사는 데에는 공부가 필수 요소라고 생각하는 거지?”

아이: “공부를 잘해야만 그렇게 살 수 있어?”

엄마: “그런 삶들을 주변에서 듣고 보면서 살았다면 그렇겠지.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안정성을 보장받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엄마들의 삶에서 겪은 공부에 대한 경험의 차이가 아닐까?”

아이: “아~~~그런데 왜 때려?”

엄마: “아마도 그 엄마는 공부를 못하면 혼내고 때리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거지.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을 아는 게 없어서가 아닐까? 엄마들의 어린 시절 경험 속에 공부를 못하면 때리거나 혼내는 거라는 것을 학습한 거지.”

아이: “어디서 학습을 해?”

엄마: “엄마의 어린 시절 가정에서. 또 학교에서 배웠겠지?”

아이: “저절로 배운 거겠네?”

엄마: “응. 그치.”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이 대화에 나오는 아이의 질문을 생각해 보고, 이 글을 읽는 엄마 자신만의 답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공부를 못하면 화가 나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성적이 낮을 때 나의 태도를 떠올려보자. 공부는 엄마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체벌이 효과적인지도 생각해보자. 공부에 대한 나의 태도와 가치관을 생각해 보고 체벌에 대한 나의 인식도 생각해 보자.

요즈음은 체벌을 하는 가정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체벌 대신 체벌 못지않은 타격을 주는 것이 있다. 말로 하는 폭행이다. 훈육이라는 명복으로 말로 분노를 표출하며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예전에 어떤 학생이 “엄마가 이상한 거 배워 와가지고 더 힘들어요. 예전에는 등짝 한 대 맞으면 되었는데 요즘은 잔소리를 한 시간 들어요. 차라리 엄마가 한 대 때렸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엄마의 분이 풀릴 때까지 말로 하니 한참이 걸리는 것이다. 어쩌면 등짝 한 대 때리는 것보다 말로 듣는 구타는 더 힘들고 상처가 더 오래남지 않을까? 아이를 체벌 하는 것은 엄마 자신의 마음속에도 깊은 상처로 쌓이고 남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사람은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라고 가르치면서 정작 엄마가 아이를 때린다면 그 얼마나 모순된 일인가? 어떤 연유에서든 아이를 때린다는 것은 엄마의 양육 스킬이 부족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엄마로서 자녀 양육에 관한 스킬이 부족하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의 마음속에 상처가 나날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는 ‘동기부여와 칭찬’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 16년차 부모교육 강사와 미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3400회 이상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부모교육, 학생교육, 가족‧부모‧학생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논문 ‘집단미술치료를 적용한 감성능력 부모교육 프로그램 참여 부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정서조절능력 변화 사례 연구’가 있다. 대화법, 감성능력, 진로지도, 미술심리상담, 에니어그램, MBTI, 교류분석(TA), 발달단계에 따른 자녀양육, 자기주도 학습코칭, 교육관, 부모코칭, 성인지감수성, 성교육 등 부모에게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한다. gp_soon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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