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가 되는 Reader : 책 읽기 싫은 아이들도 몰입하게 만드는 ‘책으로 꿈 찾기’

[교육플러스] 디지털미디어시대 가속화로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가짜와 진짜의 구분과 선택하고 분석하고 활용·공유하는 능력이 중요하게 사회적으로도 대두되고 있다. 이는 비판적, 종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데 책 읽기를 통해서 기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미디어시대가 가속화될수록 책 읽기는 더욱 필요하고, 중요하게 된 것.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게 하는 것, 같은 책을 읽고 친구들과 토론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이런 수업들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길 바란다. <교육플러스>는 학교도서관에서 독서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사서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소개한다.

노은주 익산 부송중학교 사서교사.
노은주 익산 부송중학교 사서교사.

무슨 일이든 첫 단추를 꿰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수업도 마찬가지다.

‘책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어야지!’, ‘이 수업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느껴지게 동기부여 해 줘야지!’

아이들을 만나는 첫 시간, 많은 생각을 안은 채 설레는 마음으로 문고리를 잡았다.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얼굴에 만연의 미소를 띠고 인사를 하려는 그 순간, 한 아이가 저 멀리서 소리를 질렀다.

“으아!!!! 책 읽기 완전 싫어요!!!!!!”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번 수업... 망했구나...’

중학교는 자유학기를 운영할 만큼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는 교육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1학년 때는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 비해, 2학년이 돼서는 관련 체험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자유학기를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는 중요한 시간이라기보다는 성적으로부터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이라 여기는 것 같다.

사서교사가 자료를 미리 준비해놓으면 아이들은 본인에게 해당되는 진로정보를 찾고 기록한다.(사진=노은주 사서교사)
사서교사가 자료를 미리 준비해놓으면 아이들은 본인에게 해당되는 진로정보를 찾고 기록한다.(사진=노은주 사서교사)

자유학기를 통한 꿈 찾기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3학년 진학까지 자연스럽게 연계되도록 교육할 수는 없을까? 진로독서가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진로독서 커리큘럼을 짜며 생각했다. 사서교사의 얼굴만 보고도 책 읽기 싫다고 소리 지르던 그 녀석에게도 도움이 될 수업을 말이다.

진로를 찾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한 세 가지 질문을 수업에 녹였다.

(표=노은주 사서교사)
(표=노은주 사서교사)

먼저 첫 번째 주제 ‘나는 누구일까’란 질문에는 ‘나 자신 알기’에 집중하도록 수업을 설계했다.

자아존중감을 키워주는 그림책(『난 그냥 나야』 외 6권)을 통해 ‘나는 나답게’라는 메시지를 발견하게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표=노은주 사서교사)
(표=노은주 사서교사)

두 번째 주제 ‘무엇이 될까?’란 질문에는 ‘진로와 직업’에 대해 알아가는 데 집중했다.

성격유형(MBTI)에 따른 추천 직업을 살펴보고, 관심 학과를 탐색했다. 이를 종합하여 자신의 능력에 맞는 책을 고르고 관심 주제를 자발적으로 탐구할 수 있도록 홀랜드 유형별 맞춤 진로책 읽기로 안내했다.

청소년 성장소설 읽기에서 책 구절만 보고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는 읽기 전 활동.(사진=노은주 사서교사)
청소년 성장소설 읽기에서 책 구절만 보고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는 읽기 전 활동.(사진=노은주 사서교사)

미래에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한 아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무얼 해야 할지 막막한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에겐 “경찰이 되겠다, 교사가 되겠다고 직업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정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표=노은주 사서교사)
(표=노은주 사서교사)

세 번째 주제인 ‘어떻게 살까?’란 질문에선 ‘진로 가치관’을 탐색하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청소년 성장소설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성장통을 공감하기 전,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책을 선택하도록 안내한다. 바로 책 속 구절만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선택하는 방법인데 독서동기를 부여하고 자신이 읽을 책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하기 위한 독서 전 활동이기도 하다.

홀랜드 유형별 추천도서를 책 바구니에 담아 놓은 모습.(사진=노은주 사서교사)
홀랜드 유형별 추천도서를 책 바구니에 담아 놓은 모습.(사진=노은주 사서교사)

모든 수업은 차시별 주제에 맞는 테스트를 통해 ‘나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알아보고, 해당 유형에 맞는 진로정보를 스스로 찾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사서교사는 미리 풍부한 자료를 준비하고 제시하며, 학생 스스로 배움이 일어나도록 수업을 설계하고 안내한다.

새로운 직업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던 직업도 사라지는 요즘, 교사가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일관되고 짜임새 있는 커리큘럼 안에서 책을 통해 경험의 폭을 넓혀가는 진로독서야 말로 이 시대에 맞는 효과적인 진로교육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선생님! 저 하고 싶은 것이 생겼어요. 수업하는 내내 유치원 교사가 나오더라고요! 전 나중에 유치원 교사가 될 거예요.”

그동안의 고민이 기쁨으로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고맙다.

“선생님도 더 열심히 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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