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아이'도 사랑할 수 있어

[교육플러스] 아이가 태어나며 부모가 되고, 아이가 자라면서 학부모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자녀와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녀, 교사와 소통을 힘들어하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교육플러스>는 이런 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과 공동으로 부모, 자녀, 그리고 가족 관계 이해를 돕고 실질적 소통 방법을 제시하는 연속 시리즈를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김순옥의 엄마 마음 아이 마음>  시리즈는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밎=픽사베이)
(이밎=픽사베이)

부모교육 강의 중에 어떤 엄마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아이가 멸치를 안 먹어요. 어떻게 하면 멸치를 먹게 할 수 있을까요?”

다른 엄마들이 이런 저런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어떤 엄마가 “아주 작은 세멸치를 사다가 아이가 좋아하는 재료와 섞어서 몰래 넣어 봐요”했다. “해 봤는데 아이가 알아채고는 안 먹어요.”라고 한다. 또 다른 엄마가“그럼 볶음밥 같은 거에 아주 조금씩 넣어 봐요.”했더니 “해 봤는데 안 먹어요.”라고 한다. 또 다른 엄마가“멸치를 튀기듯 기름에 볶아서 과자처럼 달달하게 만들면 먹지 않을까요?”했더니 “기름은 몸에 나빠서 그렇게는 해줄 수 없어요.”라고 한다.

다른 엄마들이 알려주는 모든 방법은 해봤거나, 그래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거나, 자신의 음식 신념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자 엄마들은 한 숨을 쉬었다. 

“멸치를 왜 먹어야 하나요?”라고 질문을 했다. “멸치에는 칼슘이 있잖아요. 칼슘은 중요한 영양소이니 꼭 먹어야죠.”라고 한다. “칼슘이라면 우유에도 있고 고기에도 참 많이 들었는데 다른 음식으로 대체 하면 안 되나요?”라고 질문을 했다. “우유에 들은 칼슘이랑 멸치에 들은 칼슘은 다르잖아요. 멸치를 먹어야 해요.”라고 한다. 

“꼭 멸치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멸치는 어디에 좋을까요?”라고 질문을 했다. “멸치를 먹어야 키가 크죠.”라고 한다. “멸치 안 먹는다고 키가 안 크는 건 아닐 텐데요. 전 세계에 멸치 먹는 나라가 얼마나 있을까요? 유럽에 있는 나라는 대부분 멸치를 안 먹지 않나요? 그런데도 키가 큰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했더니 엄마는 갑자기 혼란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왜 꼭 멸치여야만 하나요?”라고 다시 질문을 했다. “제가 어릴 때 멸치를 안 먹었는데 지금 제 키가 작아요. 멸치 안 먹어서 키가 안 큰 거에요. 시댁에서 아이가 키 작은 게 저 때문이라고 해요. 엄마가 작아서 아이가 작은 거라구요. 그게 너무 스트레스에요. 아이가 다 컷을 때도 아이 키가 작으면 다 제 탓 할거잖아요.”라고 말하며 엄마의 얼굴에는 짜증, 불안, 억울함과 답답함이 잔뜩 담겼다. 

키는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 얼굴이 부모를 닮는 것처럼 몸 모양도 닮는다. 많은 경우 3대까지만 올라가도 비슷한 유전자를 찾을 수 있다. 가끔 부모와 다른 외모의 아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어느 선대 조상의 유전인자가 갑자기 발현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많은 경우는 부모를 닮는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어릴 때 정말 안 먹어서 부모에게 혼났다는 연예인 중에 키 큰 사람도 많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소식을 하는데 키가 큰 모델도 있다. 정말 잘 먹기만 하면 키가 클까? 키가 큰 사람 중에 잘 먹는 사람이 많다. 특히 성장기에 잘 먹었던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잘 먹으면 키가 큰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잘 먹는다고 해서 꼭 키가 크지도 않으며 편식한다고 해서 모두 키가 작은 것도 아니다. 어쩌면 잘 먹는 사람과 안 먹는 사람, 그 자체가 유전이 아닐까? 

엄마는 자신이 키가 작은 것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멸치 안 먹어서 자신의 키가 안 큰 것이라는 생각으로 멸치만 잘 먹으면 키가 큰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가 어릴 때 자신의 엄마에게 들은 말일 것이다. “네가 멸치를 안 먹어서 키가 안 크는 거야.”라고 말이다. 그러면 그 엄마의 엄마는 키가 컷을까? 어쩌면 그 엄마의 엄마도 엄마에게 들은 말이 아닐까? 무엇인가를 안 먹어서 키가 작은 것이라고 말이다. 

만약 엄마가 작은 키에 대한 열등감이 있는데 시댁에서 ‘엄마가 작아서 아이가 작다.’ 말을 들었다면 어땠을까? 아픈 데가 찔렸을 것이다. 그래서 더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만약 열등감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엄마가 작아서 아이가 작아.”라는 말을 계속 듣고 살아야 하는 건 상상만으로도 싫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에게 미리 말한다. 엄마 탓이 아니라 네가 멸치 안 먹어서 안 큰 것이라고.....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왜 키가 커야만 하는 걸까? 키가 작으면 안 되는가?  키가 작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가? 키가 크면 어떤 면이 좋은가? 키가 작다는 것은 엄마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비단 키에 대해서만 국한 된 이야기가 아니다.

키가 작거나 크면 좀 어떤가? 좀 뚱뚱하면 어떤가? 좀 말랐으면 어떤가? 어깨가 좀 좁으면 어떤가? 눈이 좀 작으면 어떤가? 얼굴이 좀 크면 어떤가? 피부가 검은 편이면 어떤가? 혹시 엄마의 열등감이 있는 문제인가? 이런 문제들이 엄마의 삶에 어떤 영향이 있었나 생각해보자.

엄마 자신이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부터 찾아보자. 나의 열등한 부분을 아이가 닮았는지도 찾아보자. 혹시 그 닮은 부분을 생각하면 초조해지고, 답답하고, 속상하고, 불안한가?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이 모습의 내가 ‘나’인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면 안 되나? 엄마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데 나를 닮은 아이의 모습을 사랑 할 수 있겠는가? 엄마는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도 괜찮다’고,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줘야 하는 게 아닐까? 

열등함에 대한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를 어루만져주자. 자신이 열등하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잘 살고 있는 나’를 찾아보자.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자. ‘그래도 잘 살고 있다’고 위로 해주자. ‘앞으로도 사는데 문제없을 것’이라고 힘을 주자.

그리고 아이에게도 자신에게 한 것처럼, 세상에서 받은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위로해주고 힘을 주자. 굳이 엄마가 상처 주지 않아도 아이는 세상 속에서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다음 주에는 성적이야기 ‘공부 못하면 맞아요?’로 이어집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 16년차 부모교육 강사와 미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3400회 이상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부모교육, 학생교육, 가족‧부모‧학생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논문 ‘집단미술치료를 적용한 감성능력 부모교육 프로그램 참여 부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정서조절능력 변화 사례 연구’가 있다. 대화법, 감성능력, 진로지도, 미술심리상담, 에니어그램, MBTI, 교류분석(TA), 발달단계에 따른 자녀양육, 자기주도 학습코칭, 교육관, 부모코칭, 성인지감수성, 성교육 등 부모에게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한다. gp_soon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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