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 듣는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

[교육플러스] 아이가 태어나며 부모가 되고, 아이가 자라면서 학부모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자녀와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녀, 교사와 소통을 힘들어하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교육플러스>는 이런 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과 공동으로 부모, 자녀, 그리고 가족 관계 이해를 돕고 실질적 소통 방법을 제시하는 연속 시리즈를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김순옥의 엄마 마음 아이 마음>  시리즈는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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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 어떠세요? 

아침에 일어나라 하면 웃는 얼굴로 “네~ ” 하고 벌떡 일어난다.  아침식사를 차려 놓으면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내 맘에 딱 알맞은 양을 먹는다. 맛있는 반찬은 다른 식구들 배려해서 혼자 홀딱 먹지 않고 양보해가며 먹는다. 먹으면서 엄마에게 맛있다고 쌍따봉을 날려준다. 딴짓 하지 않고 먹자마자 바로 욕실로 가서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나온다. 반듯하게 옷을 입고 방글방글 웃는 얼굴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하고 학교로 간다.

학교 선생님을 찾아뵀더니 우리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인성도 좋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다고 한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셨기에 아이가 이렇게 멋지냐며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한다. 

아이가 학교를 다녀와서는 곧장 욕실로 가서 손발을 씻고 나온다. 챙겨 놓은 간식을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맛있게 먹는다. 간식을 먹으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이야기한다. 그 내용이 선생님께 칭찬받고 친구들과 잘 지낸 얘기다. 

간식을 먹은 후 학원에 가기 전까지 책을 읽고 학원으로 출발한다. 물론 학원 숙제는 어제저녁에 다 했다. 학원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참 잘하고 레벨도 제일 높다는 전화를 받는다. 학원을 다녀온 후 말하지 않아도 오자마자 손발 씻고 방에 들어가서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를 한다. 

엄마 음식이 최고라는 말을 하며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한다.  저녁 식사 후 형제자매와 사이좋게 논다. 그 놀이는 생산적인 게임이나 그림 그리기 책 읽기 등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러나 놀이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이후 못다 한 숙제와 스스로 찾아서 공부를 한다. 잠들 때까지 책을 읽는다. 만화책이 아니다. 엄마가 바라는 취침시간에 맞추어 엄마에게 굿모닝 인사를 예쁘게 하고 방에 들어가서 잔다.

이런 아이 어떤가? 엄마들이 아이에게 불만인 것들을 아이가 잘 행하는 것으로 바꾸어 나열해 놓은 것이다. 자기 할 일을 잘 하는 아이이다. 우리 아이가 이렇다면 어떨까? 마음에 쏙 드는가?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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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엄마는 “이런 것까지 바라지도 않아요. 뭐 그렇게까지 대단한 걸 바라는 건 아니에요. 그거 하나 하라는데 그걸 안 해서 미운 거예요.”라고 말한다.

‘그거 하나’가 무엇일까? 아마도 집집마다 다를 것이고 아이마다 다를 것이다. 만약 ‘그거 하나’를 잘 해서 만족스러우면 엄마가 화나지 않고 아이가 한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울까?  더 이상 다른 것은 안 바라게 될까? 

둘째 아이는 큰 아이보다 엄마 말을 잘 듣는 편이다. 작은 아이는 모델이 있다. 어떤 행동을 하면 혼나는지 어떻게 하면 칭찬받는지 등 엄마의 마음에 드는 방법을 잘 안다. 둘째 아이는 큰 아이를 모델로 아주 구체적으로 보고 배웠다. 모델이 없는 큰 아이는 엄마 말을 잘 듣기가 참 어렵다. 

엄마들은 말한다.

“아이 성격을 알고 싶어요. 아이 마음을 알 수가 없어요. 아이 마음을 모르겠어요.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왜 내 말을 안 듣는지 알 수가 없어요. 내 말을 안 듣는 이유를 알고 싶어요.”

엄마들과 수업 중에 참 많이 나오는 하소연이다. 답답함이 잔뜩 묻어 나온다. 한마디로 ‘내(엄마) 말을 안 들어서 화가 나는 것’이다. 즉 ‘내(엄마) 말을 잘 들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내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잘 듣기를 바랄까? 내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은 엄마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수행하지 않았을 때일 것이다. 엄마는 자신의 말에 지체 없이 곧바로 잘 수행해 내기를 바란다. 그래서 뭉그적거릴 때도 화가 나고 똑바로 수행하지 못할 때도 화가 난다.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수행하기를 바란다. 센스 있게 말이다.

그럼 엄마의 어떤 말을 잘 들었으면 할까?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기를 원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짓을 해도 마음에 안 드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미우면 이러면 이런다고 뭐라 하고 저러면 저런다고 뭐라 한다. 동생이랑 놀고 있으면 숙제 안 하고 동생이랑 논다고 뭐라 하고, 동생이 심심해하면 왜 동생이랑 안 놀아주느냐고 뭐라 한다. 이런 경우는 아이의 어떤 행동 때문에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닐 것이다.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아이가 미운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럼 내 말을 잘 안 듣는 행동들은 무엇일까? 많은 엄마들은 “지 할 일을 안 해서요. 지 할 일을 자기가 안 하니까 화가 나죠. 지 할 일은 알아서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한다. 자기 할 일을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 할 일’은 무엇일까? 

“일어나라. 이 닦아라. 씻어라. 밥 빨리 먹어라. 천천히 먹어라. 많이 먹어라. 그만 좀 먹어라. 빨리 좀 움직여라. 방 좀 치워라. 싸우지 마라. 숙제해라. 공부해라. 책 읽어라. 빨리 자라.” 평소에 어떤 말을 많이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이 중에 아이가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나에게 화가 되는 내용이 있는가?

많은 경우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엄마는 내가 원하는 아이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의 행동이나 태도 중에 엄마의 화를 부르는 행동을 어떻게 하기 바라는지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예를 들어 “너 할 일이나 잘해.” 라고 말한다면 ‘네 할 일’이 무엇인지 적어보자. 시간을 쪼개고 다양한 상황을 생각해 보자. 언제 어디서 어떤 행동을 어떻게 잘 하기를 바라는지 적어보자. 

구체적이지 않은 비난은 아이에게 혼란스러움을 줄 뿐이다. 비난은 지시사항이 아니다. 엄마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아이는 저절로 알 수 없다. 눈치껏 알기는 더욱 어렵다. 이럴 때는 이랬으면 좋겠고 저럴 때는 저랬으면 좋겠다는 것을 전해야 한다. 화내지 않고 짜증 내지 않고 편안한 표정과 말투로 말이다.

그러니 적어보자.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두 개씩 적어보자. 

다음 주에는 열등감과 자존감 ‘나를 닮은 아이’로 이어집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 16년차 부모교육 강사와 미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3400회 이상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부모교육, 학생교육, 가족‧부모‧학생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논문 ‘집단미술치료를 적용한 감성능력 부모교육 프로그램 참여 부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정서조절능력 변화 사례 연구’가 있다. 대화법, 감성능력, 진로지도, 미술심리상담, 에니어그램, MBTI, 교류분석(TA), 발달단계에 따른 자녀양육, 자기주도 학습코칭, 교육관, 부모코칭, 성인지감수성, 성교육 등 부모에게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한다. gp_soon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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