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되는 기대와 기준

[교육플러스] 아이가 태어나며 부모가 되고, 아이가 자라면서 학부모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자녀와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녀, 교사와 소통을 힘들어하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교육플러스>는 이런 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과 공동으로 부모, 자녀, 그리고 가족 관계 이해를 돕고 실질적 소통 방법을 제시하는 연속 시리즈를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김순옥의 엄마 마음 아이 마음>  시리즈는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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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에게 아이 키울 때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드냐고 물어보면 많은 분들이 자신의 감정조절이라고 말한다. 아이 키우며 화가 많아졌다고 한다. 자신의 ‘화 조절’이 필요하다고 한다.  

엄마는 화내지 않는 천사같이 좋은 엄마이고 싶다. 그런데 아이 키우다 보면 늘 천사 같은 엄마가 되기는 어렵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늘 좋은 엄마일 수는 없다. 엄마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다만 본인의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비합리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문제다.

화 조절의 방법은 다양하다. 화를 참고 누르는 것이 화 조절에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나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정말 엉뚱한 일에 폭발한다. 뭔지 모를 화가 터진다. 참기 어려운 화가 된다. 화를 내다보면 멈춰지지도 않는다. 이성으로 화를 이길 수 없는 순간이 생긴다. 그러니 화를 누르고 참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만약 아이 키우는데 “‘화‘가 덜 나거나 안 난다면 어떨까? 만약 평소에 나던 화가 열 번 중 두세 번만 난다면 어떨까? 얼마 전에는 화가 났었는데 같은 상황에도 화가 안 난다면 어떨까? ‘화’가 나지 않으면 조절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화가 안 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화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화의 원인을 찾아 분석하고 엄마 자신의 생각을 바꾸면 화가 줄어든다.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바꾸면 화가 덜 난다. 부모교육 수업을 들은 많은 수강자들은 화가 나는 빈도수가 감소했다고 말한다. 

먼저 ‘화’에 대해 알아보자. ‘화’는 화가 생성되고 성장하는 과정이 있다. ‘화’는 화가 되는 사건의 시작점이 있다. 그 시작점에는 원인이 존재한다. 사건의 시작점과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반복되는 화라면 더더욱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화’는 화가 되는 감정이 있다.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화가 된다. 답답함, 서운함, 억울함, 속상함, 초조함, 불안, 걱정, 귀찮은, 원망스러운, 괘씸한, 당황한 등이 있다. 이외에도 화가 되는 감정들이 많이 있다. 이런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을 토대로 화가 자라서 커진다. 

부정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생각, 판단, 평가 등의 생각의 과정을 거친다. 이 생각의 과정을 거치면서 또 다른 감정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감정은 또다시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며 화를 키운다.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면 잠도 오지 않는다. 때로는 고통스러워 생각을 멈추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그러나 화를 키우는 생각을 멈추고 싶어도 생각을 멈추기 어렵다.

왜냐하면 감정이 지속적으로 군불을 때고 있기 때문이다. 군불을 때는 감정은 현재의 감정일 수도 있고 과거의 감정일 수도 있고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감정 일 수도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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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흔히 ‘생각’이라고 하는 생각의 내용과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말이다. 그런데 혼자 스스로 이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자기 자신의 뇌는 한 덩어리여서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다. 

엄마는 답답한 마음에 누군가를 만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한다. 이때 만나는 사람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내 말에 동조하는 사람이다. 내가 ‘맞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해 선정된 사람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생각을 가진 상대의 이야기에 솔깃해진다. 그러면 엄마는 위로받고 공감 받았다고 느끼게 된다. 내 편을 찾은 것이다. 

엄마의 마음은 좀 풀리고 화도 가라앉는다. 이렇게 가라앉은 화는 흙탕물에 흙이 가라앉은 것과 같다. 언제든 휘저으면 흙이 다시 떠올라 흙탕물이 된다. 그래서 비슷하거나 같은 상황이 되면 그 화는 더 커져서 출현하게 된다. 엄마가 틀리지 않았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 ‘내가 맞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해 만난 지인들과 대화를 하면 ‘엄마의 화’는 제자리걸음이거나 점점 커질 것이다. 

그러면 어떤 생각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바꾸어야 할 생각들이 참 많겠지만 그 중 한 가지만 알아보자. 수많은 생각 중에 아이와 엄마 자신에 대한 기준과 기대를 바뀌면 화가 덜 난다. 

엄마의 기준과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화’가 된다. 예를 들어보자. 

많은 엄마들은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 바란다. 아이가 몇 점을 받아 오면 만족하는지 생각해 보자. 100점? 80점? 큰아이는 하나만 틀려도 화가 나고, 칭찬하는 시간보다 지적하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런데 작은 아이는 70점을 받아도 귀엽다. 화가 나지 않는다. 대상마다 기준과 기대치가 달라진다. 

어떤 엄마는 “저는 100점을 받아오라 하지 않아요. 그래도 중간은 해야죠.”라고 말한다. 중간만 하면 된다고 해서 아이가 25명 중 13등으로 중간이 되면 혼난다.  어떤 엄마는 “공부를 잘하라는 게 아니고 열심히 안 하는 게 화가 나요.”라고 한다. 열심히 하면 된다고 했는데 아이가 나름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좋지 않으면 열심히 안 했다고 혼난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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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좋다 안 좋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엄마가 기대하는 ‘열심히’와 아이의 ‘열심히’에는 차이가 있다. 문제는 ‘공부를 한다. 공부를 안 한다.’가 아니라 얼마만큼 잘 하느냐에 대한 엄마의 기준에 따라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안 되기도 하는 것이다.

엄마의 기준을 엄마 스스로 인식하고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기준은 정확히 전달되어야 한다.

엄마의 화는 엄마의 ‘기준’에 못 미쳐도 ‘엄마의 화’가 되고, 엄마의 ‘기대’가 충족되지 못해도 ‘엄마의 화’가 된다. 엄마는 자신의 기준과 기대가 이성적이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기준을 조정하면 화가 줄어든다. 

화가 나는 사건을 생각해 보고 상황을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그리고 그때 드는 생각들을 적어보자. 그중에 엄마의 기준과 잣대를 찾아보자. 그리고 엄마가 가진 기대도 찾아보자. 

이 기준과 기대가 이성적이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 생각해 보자.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보자. 그 사람은 나의 말에 동조하는 사람이 아닌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여야 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엄마의 생각을 바꾸면 화가 줄어들 것이다.


다음 주에도 감정조절 이야기 ‘엄마의 감정조절 3’으로 이어집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 16년차 부모교육 강사와 미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3400회 이상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부모교육, 학생교육, 가족‧부모‧학생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논문 ‘집단미술치료를 적용한 감성능력 부모교육 프로그램 참여 부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정서조절능력 변화 사례 연구’가 있다. 대화법, 감성능력, 진로지도, 미술심리상담, 에니어그램, MBTI, 교류분석(TA), 발달단계에 따른 자녀양육, 자기주도 학습코칭, 교육관, 부모코칭, 성인지감수성, 성교육 등 부모에게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한다. gp_soon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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