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내정자가 지난 13일 자사고 존치, 정시 확대 기조를 밝혔다.(사진=MBC뉴스 캡처)
김인철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내정자가 지난 13일 자사고 존치, 정시 확대 기조를 밝혔다.(사진=MBC뉴스 캡처)

[교육플러스] 차기 정부 인수위의 초중등 교육계 패싱에 대한 우려는 역시나 중등 교육계의 기대를 저버리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답보된 교육관 –정시 확대·자사고 존속-에 지극히 실망스럽다.

일찍이 정치권에서 공정성의 확대라는 단견에만 사로잡혀 정시 확대를 지속한다면 이는 공교육을 살리고 교사에게 가르치는 만족과 자부심, 다양한 교육활동에 의한 전인적 교육에 대해 철학의 부재를 드러내는 시대에 뒤진 정책이다. 

이제는 산적한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과거 한 줄 세우기식의 경쟁 교육 기조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이것이 세계 교육의 추세이자 교육 선진국들의 평등과 협력, 연대의 교육이란 큰 트렌드다.

우리는 그동안 지나친 경쟁 교육의 폐단을 수없이 목격하고도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 하지도 않으며 과거의 비포장도로를 먼지 하얗게 날리며 지나간 고향 마을버스를 못내 그리워 가슴앓이 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교육체계의 전면적 전환을 이뤄나가겠다.” 이는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의 교육정책에 관한 일성(一聲)이다. 이 말로만 판단하면 총론은 그럴싸하게 들린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도 있다. 

예컨대 교육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학 규제 개선, 대학의 등록금 자율화 등이 그것이다. 후자는 13년째 대학 등록금 동결로 대학이 재정적 한계상황에 와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에 비해 대학 등록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영국에 버금갈 고액인 것은 숙고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을 보자. 김 후보자는 정시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시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확대하는 게 온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 당선인의 정시 확대 공약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정시 확대를 더 강화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오히려 정시의 주된 평가 요소인 수능의 폐해가 심해져 이젠 수능을 폐기해야 한다는 수능 회의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교육적 관점에서도 오지선다형 시험 한 번으로 줄 세워 평가하고 이 결과를 오랫동안 남다른 혜택으로 보장하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합리적인가에 대한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되어 오지 않았던가. 더 나아가 교육적 의미보단 변별만을 위해 기형적으로 출제되는 소위 수능의 킬러 문항으로 인해 사교육만 부추기는 것을 얼마나 혁신하고자 하는가. 지면에 열거하기가 힘겨울 정도다. 

그뿐이랴. 2025년에 일반고 일괄전환이 예고된 자사고에 대해서는 “이전 정부에서 축소 내지 폐지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기능상 유지하거나 존속하기 위한 교육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사고의 경우 법정 공방이 계속 이어져 왔기에 새 정부가 학교와의 다툼을 이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자사고 측에서는 이미 2020년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헌재 판결의 쟁점은 사학 운영에 대한 자율권 침해, 학생들의 선택권 침해, 정책 변화에 따른 과잉금지 원칙, 교육제도 법정주의 훼손 등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귀족 학교와 같은 지나친 학비 부담과 특정 학과(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등)를 진학하기 위한 교육과정의 운영, 다수의 재수생과 N수생 양산, 상대적으로 인재들이 기피하는 일반고의 기울어진 교육 현장화 등은 어찌할 것인가.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지나치게 많이 생긴 자사고가 그야말로 중등교육을 마치 사회적 빈부 격차처럼 학생집단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의 중등교육은 학부모, 학생, 교사, 교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하여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배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오랜 진통 끝에 수시 전형이 자리를 잡아 왔고 이를 통해서 교육 현장의 긍정적인 성과가 컸다. 실제로 지방의 성실한 일반고 학생들이 명문대학이나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수시가 아니고는 거의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다만 수시 전형의 이면에 ‘조국 가족’처럼 상류층이나 기득권자들의 부모 찬스나 각종 탈법적인 수단으로 불공정한 경쟁이 낳은 일탈행위는 매우 유감스러울 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시 확대는 다시금 공교육을 더욱 악화시키고 반면 사교육 공화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며 고교학점제와 는 전혀 어우러지지 못하는 과거식의 교육과정 운영, 부실한 수업으로 되돌릴 것이다. 

지난 2019년,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를 예고하자 자사고인 경희고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지성배 기자)
지난 2019년,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를 예고하자 자사고인 경희고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지성배 기자)

문제는 정시 확대가 생각하는 것처럼 공정성을 담보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빈부 차이와 도심지 내에서의 구역별 차이, 농산어촌의 지역적 한계 등은 출발부터 정시 전형에 편평한 운동장을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학교 간 차이, 학력 격차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우리는 다시 주입식, 일제식 교육으로 회귀할 수 없다. 야만적인 경쟁을 멈추고 협력과 연대의 교육으로 학교의 교육을 전환해야 한다. 이제는 줄 세우는 경쟁 없이 즐거운 교실, 행복한 교육을 구현하며 수준 높은 연구 중심 대학 교육의 실현, 나아가 문화와 경제 강국으로서의 국가 발전을 이루어 높은 국민의 행복 지수를 보여주는 독일과 북유럽의 국가들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허울만 좋을 뿐 국가가 진정으로 교육에 대해 고민다운 고민을 하지 않는다. 우리의 정시 확대와 지나치게 많은 자사고의 존속이 그 실례다. 

경제적으로는 어떤가. 국민을 양분시키고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우리의 헌법 정신과 동양의 오랜 유교무류(有敎無類)의 교육철학을 망각하고 있다. 차기 정부의 정시 확대와 자사고 존속은 학생 개개인이 함께 어우러져 개성 있게 성장하고 발전할 권리를 박탈하여 결국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국가백년대계 교육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것에 유감(有感)을 표명하는 바이다.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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