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생물이니 대승적 차원 양보 가능할까

이주호 서울교육감 예비후보/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사진=지성배 기자)
이주호 서울교육감 예비후보/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사진=지성배 기자)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서울교육감 출마로 서울교육감 중도보수 단일화가 새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조전혁은 교추협 선출 후보, 조영달은 서리본 추대 후보라는 지위를 선점한 가운데, 사퇴를 선언한 박선영 후보가 다시 등장하고 서리본을 물꼬로 윤호상도 예비후보 지위를 갖췄다. 지난해 5명으로 시작한 단일화는 이탈과 사퇴, 새로운 기구 등장 등을 거치며 다시 5명이 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 전 장관은 출마의 변으로 분열은 필패라며 재단일화 추진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자신을 밀알로 삼아 후보들을 모두 결집시키겠다는 것이다.

일단 빅텐트를 치기 위한 조건은 형성되고 있다. 서교추, 시민협, 서시모 등 단체들이 잇따라 나서 재단일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조전혁 단일 후보의 지지세가 약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언론에 보도되며 명분이 살고 있다.

어쨌든 떠들썩한 교육감선거 판을 만든 것까지는 성공적이다. 여기에 가장 먼저 교추협에서 이탈한 조영달도 이주호 출마는 촌극이라면서도 단일화는 필수라며 끈을 놓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역시 이주호는 교추협 추진 단일화에 역할을 한 원로회의 일원이었다는 점에서, 심판이 선수로 뛰어들었다는 비판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역시도 이러한 비판을 예상하고 출마 전에 원로회의에서 사퇴했지만 명분 싸움에서는 뒤진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이 문제를 풀 핵심인 교추협과 조전혁의 반대 역시 만만찮다.

지난해 12월 교육계 원로들이 자문역할을 자처하며 출범한 교추협은 4개월의 대장정 끝에 조전혁을 단일후보로 세웠다. 교추협은 단일화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모든 후보가 인정한 부분이지만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뛰쳐나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재단일화 성사를 위한 빈틈을 보이지 않는 상황인 것.

판은 다시 열리고 있지만 명분은 조전혁에 있다는 점에서 이주호가 범우파 결집을 도모하겠다며 던진 '출마'의 수가 '묘수(妙手)'가 될지 '악수(惡手)'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자칫, 우파 후보들이 건널 수 없는 분열의 강을 만들었다는 책임론이 쏠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빈틈은 어디에 있을까. 이들이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주호는 17대(한나라당), 조전혁은 18대(한나라당), 거기에 박선영 역시 18대(자유선진당) 국회의원 출신이다.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정치는 생물”이다. 언제든 실수할 수도, 말을 바꿀 수도,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뜻으로 “정치는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교육감선거는 정치적 중립을 근본으로 하지만 이미 ‘선거’라는 정치 틀에 들어와 있다. 교육계였으면 ‘인면수심’이라 비판받을 말이나 행동이 선거이기에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로 포장될 여건이 갖춰친 셈이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 만큼이나 '대승적 차원의 양보'라는 말도 정치인들은 참 좋아한다. 이러니 비정치인으로 분류하기엔 (청와대 수석을 지냈으니) 애매한 조영달 마저도 단일화의 끈은 붙잡고 있으니 누구든 '생물'이 되어 '대승'을 논할 수 있다.

이주호 전 장관 출마의 묘수와 악수를 가를 “정치는 생물”, “대승적 차원”이라는 말은 누구의 입에서 먼저 나오게 될까. 이주호는 각 후보들에게서 이 말을 끌어내 그의 출마를 '묘수'로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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