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교육플러스] 얼마 전 2월 말경에 ‘지 학교에서는’이란 현장 소식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다.

글을 읽은 지인들과 일반 독자들이 안타까운 마음과 위로의 말을 전해왔다. 한결 같이 우리의 학교 현장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과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

한 지인은 “학교가 이렇게까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인지는 몰랐다. 그동안 교사는 수업만 하면 되고 또 방학도 있어 참 편한 직업이라 생각했다. 이제 조금은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다소 감각이 떨어진 구시대의 학교에 대한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까운 어느 이웃은 “전에도 학교가 힘들다는 말은 들었지만 요즘은 훨씬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수고가 많은 만큼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라며 격려와 함께 따뜻한 위로 문자를 보내주었다. 

모두가 필자의 칼럼을 통해 최근의 학교 현실을 상세히 알게 되고 거기에 애정을 담아 위로해주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들은 평소에 우리의 교육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던 사람들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필자는 오늘 다시금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학교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요즘 학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교사+일반 공무원+공무직 종사자)과 민간 방역 도우미, 배움터 지킴이, 아이 지킴이 등 학교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직책에 상관없이 코로나19의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 따라서 당연히 학교의 학사업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본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어느 학교에서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공통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본교(여학교)는 그동안 전국적으로 또는 지역적으로 많은 코로나 양성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2년여 동안 몇 차례 가족의 확진으로 인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PCR 검사 결과에 가슴을 조이는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기는 했지만 기적같이 확진자 발생은 없었던 비교적 청정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교내 생활에서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본교 학생을 필자는 본 적이 없을 정도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학교 교육의 결과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학생과 교사의 학교 내에서의 개인위생은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사와 학생은 물론 행정실 직원, 교무(행정) 실무사, 특수교육 실무사, 민간 방역 도우미, 영양사, 조리 종사원, 배움터 지킴이 등이 시차를 두고 연이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양성자의 폭증(5명 중 1명 정도)이 말해 주듯이 학교 구성원의 감염(전체의 10~20%) 또한 예외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은 최근 전체 정원의 7~10%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인원이 일정 기간 양성 판정으로 순차적 격리 기간을 가졌다. 물론 교육청 지침(확진자 3%, 격리자 15%)에 따라 자체 협의를 거쳐 일정 기간 전체 2/3 등교를 실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확진 인원의 차이가 없이 비슷한 현상을 유지하고 있어 이젠 전면 등교수업으로 전환하여 위험을 감수한 채 학사 운영을 해나가고 있다.

왜냐면 감염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바이러스에도 불구하고 학교 내에서의 감염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만큼 학교는 다른 기관과 달리 많은 학생 인원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30~50만 명에 이르는 확진자의 추세처럼 워낙 광범위하게 가정이나 학원, 지역사회 곳곳에 바이러스가 퍼져있어 이제는 학교라는 안전지대의 프리미엄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도 이제는 병가를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사진=KBS 캡처) 
학교에서는 교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도 이제는 병가를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사진=KBS 캡처) 

학교에서는 교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도 이제는 병가를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신에 재택근무를 통해서 수업과 학교 업무를 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동교과에서 수업 보강을 들어거거나 학교 업무를 타인이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동일 교과 교사들의 지나친 보강 시간의 증가와 학교 업무 대체 인력을 단기간에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신에 수업 시수가 적은 교사를 순서에 의해 교실 감독을 배정하여 학생 수업 관리를 하고 실제 수업은 양성인 담당 교사가 원격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비인간적이지만 불가피한 조치로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는 당사자들의 양해와 협조에 의거 별 무리 없이 실행하고 있다. 다만 학생들은 정해진 공용 교실과 시간표에 의한 이동 교실에서 원격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교사별 수업은 개인차가 큰 코로나 증상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이다. 어느 교사는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하며 갈라진 목소리를 내면서 열심히 강의 수업을 하고 있다. 이를 점검하고자 교내 순회를 하면서 복도를 지나치는 필자의 발걸음은 마냥 무겁고 순간 가슴이 울컥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마냥 안타깝기만 하다. 

학교장은 이런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원격수업 진행에 당분간만이라도 학습지를 통해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수업 기법과 재량권을 권장하지만 해당 교사들은 책임감에 이끌려 수업 진도를 맞추기 위해 하루 3~4시간의 수업을 계획된 차시대로 강행하고 있다. 

그뿐이랴. 교사들은 수업 이외에 담당하는 업무의 공문 처리에 시간을 투입하여야 한다. 담당 업무에 따라 정해진 날짜까지 교육청 보고를 요구하는 공문 시행이 예정되어 있고 심지어는 당일에 급하게 실행해야 할 공문이 교육기관이나 지역 관청, 그리고 국회에서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서장이 거들어 당장 급한 것은 처리하기도 하지만 부서장까지 확진된 부서의 경우 전문성에 근거한 업무 담당자 본인이 하지 않으면 곤란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학사일정이 계획된 학교 교육계획에 따라 진행되기에 한 번 미루게 되면 또다시 시간을 정해 실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학기 중에 이루어지는 모든 학사일정이 요일별, 기간별로 조금의 여유가 없이 빡빡하게 배치돼 있기에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혹시라도 불가피하게 연기하게 되면 타교과나 타부서의 계획과 조율을 해야 하는 데 이는 생각과 달리 쉽지 않다. 그만큼 학교는 일 년 열두 달이 촘촘하게 계획된 일정에 의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기 때문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과거처럼 거의 정규수업과 보충수업에 치중하고 약간의 행정 업무를 실행하며 방학을 맞이하던 모습으로 오늘의 학교 현장을 비유하여 오해한다면 이는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으로 취급당하는 게 당연한 현실이다. 

요즈음 학교는 배우고 가르치기만 하고 생각할 시간이 없다. 이는 교사, 학생 모두에게 해당한다. 인류의 고전 <논어>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게 없고(學而不思則罔),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思而不學則殆)”라 했다. 생각한다는 것은 창의성과 상상력의 기반이다. 

우리의 학교처럼 마음의 여백이 없이 온통 지식을 주입할 뿐이고 그에 대해 생각하는 여유가 없다면 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는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생각 없이 읽으면 자기의 것이 되지 않아 기억하지도 못하는 결과만을 얻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이제 학교에는 교사, 학생 모두에게 여백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 치의 여유 공간이 없는 작금의 우리 학교 현장은 “많이 가르칠수록 배우는 것은 더 적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학생과 교사에게 여유를 찾게 하여 교정의 나무 아래서 서로 간에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기는 문학 청소년과 감성 깊은 휴머니스트 교사가 되기를 언제쯤 바랄 수 있을까. 

지금 학교에서는 잔인한 3월을 보내고 교정 곳곳에 벚꽃, 개나리, 진달래, 목련꽃들이 활짝 피는 4월을 맞았다. 그야말로 진정한 봄이 찾아와 꽃의 향기(花香)가 사람의 향기(人香)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캠퍼스가 되기를 소망할 뿐이다.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저작권자 © 교육플러스(e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