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행동에 더 화가 나는 엄마

[교육플러스] 아이가 태어나며 부모가 되고, 아이가 자라면서 학부모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자녀와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녀, 교사와 소통을 힘들어하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교육플러스>는 이런 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과 공동으로 부모, 자녀, 그리고 가족 관계 이해를 돕고 실질적 소통 방법을 제시하는 연속 시리즈를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김순옥의 엄마 마음 아이 마음>  시리즈는 일상 속 이야기를 통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엄마는 너무 바쁘다. 저녁 준비로 정신이 없다.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든다. 오늘은 달걀말이가 주 메뉴다. 예쁜 색깔을 내는 여러 가지 야채를 넣고 정성스레 만들었다. 그리고 국도 끓여야 하고 다른 반찬도 만들어야 한다. 

큰 아이가 방에서 나오며 “엄마 배고파요. 달걀말이 먹어도 돼요?”한다.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헉! 달걀말이가 사라졌다. 너무 화가 난다. 숙제하라고 했는데 숙제는 하다 말고 나와서는 주 메뉴를 홀딱 먹어버린 것이다. 조금 있으면 남편이 올 텐데... 짜증과 함께 화가 확 올라온다. 잠시만 기다리면 될 걸 그걸 못 참고 다~ 먹어버렸다. 설마 다 먹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어이가 없다. 너무 화가 나서 “이걸 다 먹으면 어떡해?”라고 했더니 천연덕스런 얼굴로 “먹으라고 해서요”란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표정이다. 화가 머리꼭지로 올라가는 걸 느낀다. “반찬인데....... 가족 모두 먹으려고 만든 건데....... 생각이 있니 없니?”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하다 보니 더 화가 난다. 화는 화를 불렀나 보다. 그 화는 결국 파리채를 가져와 아이의 팔을 때리게 된다. 

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 표정에 미안함이 없다. 아이의 눈은 정신 줄 놓은 것처럼 힘이 풀렸다. 분명 내 말을 안 듣고 있는 것이다. 더 화가 난다. 나를 무시하다니. 화가 좀체 사그라들지 않는다. 큰소리로 야단을 치다 보니 마음 한편에선 그만하라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그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짜증과 화가 뒤엉켜 눈물이 난다. 신세가 처량해진다. 내가 뭐 하러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던가 싶다.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방법은 이것뿐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 ‘니가 니 죄를 알렸다’의 버전. “네가 잘못 했어 안 했어. 뭐 잘못했는지 말해봐.”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가 입을 꾹 앙다문다. 이런저런 말을 해본다. 그러다가 어떻게든 마무리하고 싶을 때쯤 아이에게 말한다. “잘못했습니다. 안 해?” 아이가 죄송하다고 싹싹 빌면 이쯤에서 끝내고 싶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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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좋은 엄마이고 싶은데. 잘하고 싶은데. 아이들과 매일 웃으며 지내고 싶은데. 자꾸 화를 내는 내 모습에 “난 엄마의 자격이 없나”라는 생각이 들 때면 온 몸에 기운이 빠진다. 

저녁을 먹은 뒤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엄마~!”라고 부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이다. 기가 찬다. 나를 그렇게 화나게 하고서는 지는 다 잊었나 보다. 어이도 없고 자존심이 상한다. 

아이들이 잠든 뒤 허탈감이 밀려온다. 내가 뭔 짓을 한 건지 모르겠다. 아이의 팔이 시퍼렇게 멍들었다. 아차 싶기는 하다. 나는 또 왜 이러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달걀말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할 일이었나 싶다. 

시간이 지나면서 또 화가 난다. 그런데 이 화는 아까와는 사뭇 다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감정조절이 안 되는 나는 뭔가 잘못된 것이다. 그렇지만 나만의 잘못이라 하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남편이 조금만 더 일찍 와서 아이들과 있어주면 내가 덜 힘들 텐데....... 아이가 똘똘하니 알아서 눈치껏 잘해주면 이렇게 까지 화가 나지 않을 텐데. 내 문제가 아니라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보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자존감이 바닥을 드러낸다. 급기야 우울해진다. 외롭다.

나는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참 많은 일을 하고 나의 욕구와 욕망을 내려놓고 아이를 위해 또 남편을 위해 희생을 한다. 이런 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인정받기만 하면 더 잘해줄 자신도 있다. 인정 기아상태가 지속된다. 엄마니까 당연한 일을 했다고 치부해버리기 때문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도 말이다. 

나의 인정 기아 상태는 남편이 나에게 “잘했다.” “수고했다. “  “고맙다.” “ 사랑한다.”라고 말해주면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아이의 “엄마 사랑해. 엄마가 최고야. 엄마밖에 없어.”라는 말에 하루의 피로가 풀리고 가슴이 따땃해진다. 나를 엄마로 존재하게 만드는 아이는 얼마나 소중하고 기쁜지 모른다. 

내가 정말 엄마로서 자질이 있나 싶을 때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눈물도 난다.  나의 감정조절이 문제라는 것은 알겠다.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었다는 죄책감이 든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엄마여서, 엄마라서, 엄마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아이를 잘 키우고 싶고, 잘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뭔가 잘못된 것 같이 느껴진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서 눈물 났던 적도 있다. 아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답답하고 속상하다. 엄마라서 그렇다. 엄마이기에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 드는 엄마는 좋은 엄마이다. 왜냐하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고, 좀 더 잘해보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 변화의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하려고 한 그 노력이 양육에 도움이 되었느냐는 다른 문제이다. 그 노력의 방향은 점검할 필요는 있다. 

엄마의 화조절의 방법은 뒤편에서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궁금하고 답답했던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팁=훈육은 화를 내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느끼기에 엄마가 화난 것처럼 보였다면 훈육을 한 것이 아닙니다. 혹시 내 목소리가 화난 목소리로 느껴진다면 훈육을 멈춰야 합니다.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보다는 큰 숨을 쉬어 숨을 고르고, 생각하고, 마음을 정리하세요. 마음을 정리할 때는 아이와 떨어져 다른 방으로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중요한 생각의 포인트는 이번 일이 아이 문제인지 엄마 자신의 문제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구분했을 때 만약 엄마 자신의 문제라면 아이에게 향하던 공격을 멈추고 감정은 스스로 해결하세요.

만약 아이의 문제라면 어떤 내용으로 훈육할지 정리하세요. 단단한 표정을 지어 아이들이 집중하게 한 후,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설명하고 그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려주세요. 또 다음엔 어떻게 행동하고 말해야 하는지도 알려줘야 합니다. 너무 긴 설명은 아이들이 다 받아들이지 못하니, 최대한 짧게 말하면 좋습니다.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김순옥 커가는사람 교육상담연구소 소장.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연합(KACE연합) 16년차 부모교육 강사와 미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3400회 이상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부모교육, 학생교육, 가족‧부모‧학생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논문 ‘집단미술치료를 적용한 감성능력 부모교육 프로그램 참여 부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정서조절능력 변화 사례 연구’가 있다. 대화법, 감성능력, 진로지도, 미술심리상담, 에니어그램, MBTI, 교류분석(TA), 발달단계에 따른 자녀양육, 자기주도 학습코칭, 교육관, 부모코칭, 성인지감수성, 성교육 등 부모에게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한다. gp_soon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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