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22~2024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 발표
고교학점제 대입전형·수능 30% 이상 대학 90개교, 575억원 지원
학점제와 정시 엇박자 묘수는? 서울대, 정시에 선택과목 이수 등 반영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3일 오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 전북 전주시 완산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점제 준비 상황을 살펴보고 학생·학부모·교사 의견을 청취했다.(사진=교육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3일 오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 전북 전주시 완산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점제 준비 상황을 살펴보고 학생·학부모·교사 의견을 청취했다.(사진=교육부)

[교육플러스=서혜정 기자] 교육부가 올해부터 고교학점제를 반영한 입학 전형을 연구‧개발하는 90개 대학에 575억원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현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 고교학점제 유보여서 당분간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와 소통하며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16일 '2022~2024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입학전형을 간소화해 학생·학부모 부담을 완화하고 대입 공정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90개 대학을 선정해 총 575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75곳에서 15곳이 늘었다. 지원 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했다. 2년 후 단계평가를 실시해 계속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유형은 70곳, 2유형은 20곳이 선정된다. 1유형은 대학당 평균 7억5000만원, 2유형은 대학당 평균 2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2유형은 2018년 이후 이 사업에 선정된 적이 없는 신규 대학이 지원 대상이다. 선정된 대학은 국고 지원금의 60%를 입학사정관 인건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업에 참여하려면 서울 주요 대학은 정시비율 40% 이상, 수도권 대학은 30% 이상 유지해야 참여할 수 있다. 지방대학은 정시 또는 학생부교과전형이 30% 이상으로 문 정부에서 이어 온 정시확대 기조는 유지된다. 

평가지표.(자료=교육부)
평가지표.(자료=교육부)

100점 만점 중 20점 '고교학점제' 관련 평가 지표...선택과목(일반·진로선택) 이수와 성취도 평가에 반영 "현장, 고교 수업 충실해야 시그널 바람직"   


평가지표에는 '고교교육 연계성' 영역이 추가됐다. 평가는 총 100점 만점이며 고교학점제 관련 지표는 20점이 배정됐다. '고교 및 시도교육청 협력 프로그램 운영 계획'(10점)과 '고교교육 반영 전형연구 및 평가체계 개선 계획'(10점)이다.

특히 '고교교육 반영 전형연구 및 평가체계 개선 계획'에서는 대학이 학생부 위주전형에서 고교 선택과목(일반·진로선택) 이수와 성취도를 평가에 반영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5점).

이에 따라 현재 고2가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에서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을 평가에 반영하는 대학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고교학점제 등 고교 교육변화를 반영한 대입전형 연구와 결과 활용계획(5점), '고교 및 시도교육청 협력 프로그램 운영 계획'에서는 '선택과목 개설 등 고교학점제 운영 지원'(5점), '고교-교육청-대학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및 프로그램 운영'(5점)이 반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2~2024년은 2022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고교 현장에 전면도입되기 전 그에 맞는 대입전형을 사전에 준비해야 시기“라며 ”고교-대학 간 협력과 대학의 전형 개선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교학점제는 올해 직업계고 학교에 먼저 도입되고 일반고에는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된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 등은 사실상 고교학점제를 올해부터 도입한 상태며 내년에는 거의 모든 고교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사업 참여 자격에는 ‘정시 확대’를, 평가지표에는 ‘고교학점제 추진 계획’을 넣는 것은 엇박자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시 비율은 사업 참여를 위한 요건이고, 고교학점제는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대학이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므로 상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대학교는 2023학년도부터 정시 전형에도 선택과목 이수 내용과 모집단위 관련 교과 성취도 등 정성평가 요소를 반영하고, 2024학년도부터는 지원 학과에 따른 핵심권장과목 등을 지정해 수·정시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는 정시를 준비하더라도 고교 수업을 충실히 받아야 한다는 시그널이 되기도 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 고교학점제 '유보' 입장, 교육감 선거도 변수...교육부 "인수외와 협의"


새 정부 고교학점제 정책도 변수다. 윤석열 당선인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늘리는 고교학점제 취지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을 후보 시절 내놓은 바 있다. 고교교육기여대학 사업계획에 고교학점제를 반영해 놓았는데, 고교학점제 도입이 늦어질 경우 대학과 학생들은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6월에 실시되는 시도교육감 선거 결과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보수성향 후보 중에는 고교학점제 유보, 폐지 입장을 견지하는 이들도 상당수기 때문이다. 교원단체도 성향을 막론하고 준비가 덜 된 고교학점제를 당장 실시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인수위와 소통하면서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신문규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 "중요한 원칙은 수험생의 예측가능성 보호와 대입제도의 안정성 유지"라며 "당선인의 수도권대학 중심 정시확대 공약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고, 인수위가 구성되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입전형 계획 역시 관심사다. 현재 교육부는 수능을 포함해 입시체계를 2024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2028학년도부터 개편한다는 계획에 따라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혜림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은 2025년부터이고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진로선택과목 등은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어 대학들도 과도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 진로선택과목뿐 아니라 일반선택과목에도 성취평가제(A~E 5단계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대학가에서는 이미 교육부 안을 반영한 2023, 2024 입시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광운대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인하대 등은 올해부터 학생부 교과전형에 진로선택 과목을 포함했으며 2024학년도에는 더 많은 학교들이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2024학년도 입시부터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을 포함하기로 했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 중 모집단위별 핵심 권장 과목은 학생이 희망하는 전공 분야의 학문적 기초 소양을 쌓을 수 있는 필수 연계 과목이며 권장 과목은 모집단위 수학을 위해 교육 과정에서 배우기를 추천하는 과목이다. 권장 과목 이수 여부는 수시모집 서류평가 및 정시모집 교과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권장 과목이 있는 모집 단위는 반드시 해당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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