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과 인성 키우는 교육 본질 회복, 획일화 한 교육 탈피
공정한 경쟁으로 실력주의 확립, 다양성과 책무성 높여야

(사진=이지은 기자)
(사진=이지은 기자)

[교육플러스=이지은 기자] “우리 교육이 평등교육을 넘어 자유롭고 공정하며 다양하기를 희구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문재인 정부 이후 새 정부에서 이 책에서 논의된 방안들이 교육정책으로 채택되기를 기대한다.”

김경회 명지대학교 석좌교수가 2022년 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4.0 시대 교육정책 어젠다’(박영사)를 출간했다. 언론 기고와 시민사회단체 활동 등을 통해 보수·우파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저자는 문재인 정부와 진보교육감의 ‘혁신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Iowa)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가 교육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서울시 부교육감(교육감 권한대행) 등 30여 년간 교육행정가로 일했다. 공직을 떠나서는 10여 년간 대학에서 교육행정과 정책을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책은 저자의 교육행정 경험과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자유, 공정, 다양성의 관점에서 주요 교육정책 어젠다를 9개 대주제로 선별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학력’, ‘고교 평준화 폐지와 고교선택제’, ‘대입 자유화’, ‘사학 자유화’, ‘교원평가’, ‘교육에서 정치의 과잉’ 등 첨예한 논쟁이 불가피한 문제를 거침없이 다루고 있다.

저자는 “평등교육을 넘어 자유롭고 공정하며 다양한 교육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와 실천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자유, 공정 그리고 다양성을 띠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기대하면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무엇일까.

먼저 저자는 문재인 정부와 진보교육감의 ‘혁신교육’은 미래가 없다고 보고 그 대안을 찾고 있다.

저자는 “혁신교육은 한국교육의 가장 큰 병폐를 점수로 줄 세우는 ‘경쟁 교육’에서 찾는다. 경쟁교육을 끝내고 서로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협력교육’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억강부약(抑强扶弱)으로 평등교육을 추구하고 힘든 공부는 피하며 아이들의 행복을 중시한다. 이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막고 대한민국 인재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교육이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교육의 대안으로 자유와 공정, 그리고 다양성 가치 위에서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세워야 한다며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원칙은 학력과 인성을 키우는 교육 본질의 회복이다. 학교는 “공부하고(학력) 사람 만드는(인성)”교육의 장이다. 그런데 혁신교육은 ‘쉬운 교육’을 추구하여 시험 없고, 숙제 없고, 훈육 없는 3無 학교를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로봇과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3無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 탄탄한 기본학력을 토대로 창의성을 갖추어야 생존할 수 있다.

학생 개개인의 학력 수준을 진단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암기는 교육의 기본이고 창의성은 지식이 많아야 꽃핀다. 학생의 흥미와 자기주도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강제로 공부시켜야 한다. 시험은 곧 공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 교육 현장은 학생 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생활지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학생 상벌점제를 폐지하여 잘못을 해도 야단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학교는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배움터이기에 ‘학생들이 해야 할 것을 오롯이 행하게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게 훈육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 원칙은 교육에서 자유도를 높이는 것이다.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구호하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여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죽이고 있다. 교육의 공공성을 앞세워 국가주의적 통제정책으로 인한 교육의 경직된 획일성과 서비스 품질의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지나친 국가주도로 인해서 학교의 자기결정권과 학부모의 선택권이 침해되고 있다. 국가가 교육활동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유모 정부(Nanny State)’에서 탈피하여 교육당사자들의 교육의 자유를 확대한다.

교육적 자유는 교육 주체별로 차이가 있다. 학부모에게는 자녀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주어야 한다. 교육자에게는 교육방법과 평가방식에서 재량이 주어져야 하고 자신의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유치 및 유지하기 위해 혁신경쟁을 자유롭게 한다. 이런 교육적 자유가 주는 혜택은 많다. 첫째, 교육의 다양성 확대된다. 학부모 및 학생의 가치와 선호도에 부합하는 학교 선택이 가능해져 사회적 조화를 이룬다. 둘째로 공교육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이는 공교육에 의존도가 높은 소외계층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 ‘자유로운 학교가 좋은 학교가 된다’는 철학이 필요하다.

셋째 원칙은 공정한 경쟁으로 실력주의 확립이다. 진보·좌파 교육 인사들은 경쟁을 혐오하고 협력과 연대교육을 강조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경쟁시키는 성적 등급, 포상제도, 수업 관행들을 거부하고 경쟁의 대안으로서 ‘협력학습’을 제안한다. 경쟁은 공부 잘하고 집안 좋은 학생들에게 유리하다고 믿는다.

모든 학생이 동등한 참여 기회가 주어지고 경쟁 규칙이 합리적이어서 반칙과 특권이 통하지 않으면 경쟁의 결과는 정의로운 것이다. 공정한 경쟁이 없으면 능력주의가 설 수 없다. 학교는 능력주의를 가르치고 실천하는 곳이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부(富)가 주어지는 사회를 살아가는 능력을 학교에서 길러준다.

그러나 경쟁이 학생의 인성을 해치고 공동체 정신을 해친다고 경쟁을 줄이는 데 온 힘을 쏟는다. 경쟁이 있어야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공정한 대가도 받는다. 불로소득이니 특혜니 하는 것들은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발생한다. 노력과 성과만큼 가져가는 것이 정의(비례의 원칙)롭다.

혹자는 능력주의는 전근대적인 암기 위주의 입시와 시험을 공정의 잣대로 치환하는 ‘닥치고 시험’ 주의라고 비판한다. 능력주의 윤리는 승자들을 오만으로, 패자들을 굴욕과 분노로 몰아간다고 감성에 호소한다. 능력주의 대신에 결과 평등주의를 추구한다.

그러나 ‘능력’은 점점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장밋빛 평등주의 수사(修辭)보다는 능력을 길러 주는 데 힘써야 한다.

넷째 원칙은 교육의 다양성이다. 한국은 오직 한 종류의 학교만 있다고 지적받는다. 교육내용, 교육방법, 그리고 교육체제에서 다양성과 창의성이 결핍된 ‘붕어빵 교육’에 대한 뼈아픈 지적이다. 단일성과 평준화를 추구해온 우리 교육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성 추구하는 이유는 몇 가지 들 수 있다. 우선 학생의 서로 다른 학습능력, 관심과 흥미의 차이, 학습방식의 다름 등 학생의 다양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차이를 알아야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점은 다양한 관점이나 가치를 포용하고 학습한다. 흥미, 관심, 문화, 신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원주의(多元主義, Pluralism)는 현대 민주주의의 철칙 중 하나이기에 교육제도는 이를 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공급자의 책무성을 높인다.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학교와 프로그램의 특성을 지속할 수 있기에 고객지향성, 경쟁지향성과 성과 지향성을 띤다. 교육의 공공성을 앞세워 공적 규제를 강화하고 교육서비스를 국가가 독점하면 교육의 획일성은 불가피하게 된다.

학교에 가해진 공적 규제를 풀고 사학에게 운영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교육의 다양성은 꽃피울 수 있다. 공교육 밖의 교육활동도 인정하는 개방성이 우리 교육을 건강하고 다양하게 할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제1장 학력을 키워야 미래가 있어 ▲제2장 AI 인재 강국으로 가는 길 ▲제3장 고교학점제 제대로 하여 잠자는 교실 깨우자 ▲제4장 평준화를 넘어 고교선택제로 ▲제5장 대학입시 자유화로 가는 길 ▲제6장 사학에 자유화를 주어 교육다양성 이루어야 ▲제7장 교직사회 공정한 경쟁으로 활력 넘쳐야 ▲제8장 교육에서 정치 과잉 털어내야 ▲제9장 유아학비와 대학생 학비 지원 방안 등 9가지 어젠다를 다루고 있다.

9가지 어젠다를 관통하는 핵심은 자유, 공정, 다양성이다. 이 세 가지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과 저출생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책이 갖는 관점과 지향점이 뚜렷한 만큼 오늘(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 결과에 쓰임이 결정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선 결과가 궁금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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