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중도보수 서울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
재보선 제외 3회 선거서 한 번도 1대 1 구도 못 만들어

서울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가 지난 2일 후보 단일화 참여자들의 협약식을 개최, (왼쪽부터-직함생략) 박선영, 이대영, 조영달., 조전혁, 최명복이 참석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서울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가 지난 2일 후보 단일화 참여자들의 협약식을 개최, (왼쪽부터-직함생략) 박선영, 이대영, 조영달., 조전혁, 최명복이 참석했다.(사진=지성배 기자)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12년. 서울에선 곽노현 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판결로 진행된 재보선으로 당선된 문용린 교육감 1년 6개월을 제외하면 모두 진보교육감이 집권했다.

패배 원인은 다름 아닌 후보 난립이다. 단일화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한 번도 단일화에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면서 교육계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욕심 많은 노인’이라며 자조해 왔다.

지난 선거 결과들을 보면 욕심 많은 노인 취급을 받을만도 하다. 첫 직선제가 적용된 2010년에는 중도보수 후보 6명이 난립, 곽노현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와 진보 득표율은 각각 총 65.63%와 34.32% 였다.

2014년 선거에서는 후보가 총 4명의 후보로 압축됐으나 중도보수와 진보는 3:1 구도가 됐다. 역시 총 득표율은 60.9%와 39.08%였으나 조희연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당선됐다.

2018년 선거엔 중도보수와 진보 2:1 구도가 됐다. 역시 총 득표율은 53.41% 대 46.58%로 중도보수가 앞섰으나 조희연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직선제 도입 이후 서울교육감은 모두 진보진영에서 당선됐지만, 총 득표율은 중도보수진영이 높았다.

더 이상 ‘욕심 많은 노인네’로 불리고 싶지 않은 것인 지, 올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중도보수진영에서는 유난히 후보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계자들은 공식 석상에서 단일화 결과에 수긍하지 않으면 '역적, 배신자'가 될 것이라는 등 극단적 언사를 사용하며 후보들을 압박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번엔 단일화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아슬아슬해 보인다.

우선 지난 2018년 단일화 실패 당사자인 박선영‧조영달 예비후보가 공개 석상에서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등 앙금이 크게 남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일 후보 단일화 참여 서약식 이후 비공개 간담에서도 단일화 방식을 두고 또 충돌했다. 결국 선출인단 비율을 40%로 결정됐지만 조전혁·이대영 후보가 중간자 입장에서 조정하며 단일화 기구를 도왔다는 후문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단일화가 돼도 과연 깨끗이 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배신자'가 이번엔 나오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착각일 수도 있고, 단일 후보 선출을 이유로 제3의 후보가 출마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단일화추진기구 교추협의 최종 단일화 발표는 3월 30일이다. 대선 이후라 새로운 후보 등장이 예견되는 이유이다.

특히 윤석열 대선 후보가 패할 경우 현재보다 더 중량감 있는 후보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지금도 곳곳에서 나온다. 현직 프리미엄이 강한 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교육감의 3선 도전이 확정되면 이러한 주장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간 서울 교육은 학교민주화 및 자율성 확보, 마을과의 공존 등에서 점수를 얻었지만,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는 오히려 초기보다 학부모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또 특정 집단의 입김이 정책에 강하게 작용한다는 의심은 불신으로 변모, 추진 정책마다 발목 잡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우연히도 이번 선거는 초중고 12년을 진보교육(1년 반이 빠지기는 하지만)으로 마친 학생이 사회인이 되는 시점이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그간의 교육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확인이 필요한 시기이자 향후 방향성을 구체화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1대 1 구도를 만들지 못하면, 이런 목소리는 공중에 뜨고 만다.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서울 교육감 탈환이라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게다가 서울의 경우 민주진보진영 후보의 득표율은 세 번의 선거를 거치며 계속 오르고 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교육감을 상대하려면 후보 단일화는 더욱 간절하다. 다음주 시작되는 재판은 오히려 진보진영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중도보수 집단은 지난 세 번의 실패를 발판 삼아 이번엔 단일화에 성공, 진검승부를 통해 서울교육감 탈환의 기회라도 잡게 될까. 아니면 또 욕심 많은 노인네의 등장으로 권력과 명예만 탐하는 '진짜' 욕심 많은 노인네 집단으로 확실히 낙인찍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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