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귀결된 성과상여금, 관계 중심 리더십으로 바로잡자

유성동 민주시민교육교원노조 정책실장/ 충남 금산 신대초등학교 교사
유성동 민주시민교육교원노조 정책실장/ 충남 금산 신대초등학교 교사

[교육플러스] 얼마 전 대기업 총수가 ‘성과급 정면돌파’를 선언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노조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정면대결 의지를 밝힌 것인가 하는 의구심으로 읽어보니, 정 반대였다.

“박탈감과 실망감을 이해하고 있다. 직원들이 회사에 기여한데 비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했고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가 놓친 부분은 빨리 시정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이다.”

기사를 읽는 내내 와! 하는 탄성과 함께 전율을 느꼈다.

이후 다른 임원진이 성과급을 품질지수 및 수익성과 연계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으나, 대기업 총수에게서 ‘이해, 존중, 책임감, 빠른 시정’ 등이 언급됐다는 자체가 놀라웠다.

이론서 등에선 오래 전부터 과업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의 리더십 변화를 강조해 왔다. 실제로 몇몇 기업에선 직원을 대하는 경영자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어 상호 존중과 상생을 주요한 기업 전략이자 자산으로 삼고 있다.

임직원이 모바일을 통한 타운홀미팅의 형식으로 소통하는 모습,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뿐 아니라 책임 있는 자가 바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 직원들을 안심시키고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학교나 교육현장에선 도무지 볼 수 없는 생경한 장면이었기에 솔직히 부러웠다. 크게 세 가지 면에서다.

첫째는 책임 있는 자의 회피하지 않는 모습과 현안에 대한 이해이다.

교원성과상여금제가 시행된 지 20년이다. 교육당국은 매해 교원성과상여금 지급 시기에 맞춰 제도 자체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다. 교원노조나 관련 단체에서도 이와 관련한 의견을 교사들에게 꾸준히 물어왔다. 결과는 어떠할까. 20년 동안 유지돼 온 정책치고는 상당히 박한 평가다.

교육 행위에 대해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교사 사기 진작과 수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교육 활동에 전념한 교사가 우대되는지 등 모든 물음에서 부정적 답변 일색이다.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은 이유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교육당국은 고집을 꺾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아집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현 교육수장께서 의원시절인 2016년 국회 정책자료집을 통해 “무슨 방법으로 교사의 학생 교육과 업무 실적을 1년 단위로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근본적으로는 교원성과급 제도 자체의 폐지를 검토해야 할 겁니다”라고 천명한 바를 실천하시면 된다. 타 부처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주장은 책임회피일 뿐이다. 그들이 학생을 가르치진 않지 않는가.

둘째는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최선의 전략이 무엇인지를 알고 신속히 대처하는 모습이다.

교육부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여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킴에 있다. 교육당국은 교원의 성과를 학업성취도를 포함한 학생의 전인적 발달과 학교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모든 과정적 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금의 교원성과상여금제가 이러한 역할과 목표 달성에 긍정적으로 기능하고 있는가.

교육부는 교원성과상여금제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연구용역을 바로 시행할 의무가 있다. 연구와 검증의 과정을 통해 교원성과상여금제가 학생의 전인적 발달과 학교 교육력 증대에 이바지하는 정도가 확인돼야 한다. 만약 그 결과가 정책 목표와 반대로 나타난다면 주저함 없이 폐기의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때론 신속한 포기가 최선의 전략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구성원 간 건강한 관계 구축과 신뢰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이 부럽다.

기업이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엔지니어와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들과의 소통 없이 소기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앞서 소개한 재벌 총수의 결단은 경영진과 직원 간 신뢰 구축이 기업 목표 달성에 있어 지름길임을 깨닫고 실천한 사례이다.

교육당국은 실제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공교육 질 향상이라는 교육목표의 해답을 교육전문가인 교사들은 알고 있다. 그들의 의견을 듣는 수준을 넘어 정책으로 입안하고 수정과 보완의 작업 역시 상호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이어가야 한다.

교육당국은 과업 중심의 지시적·통제적 리더십에서 탈피할 때가 됐다. 관계 중심 리더십으로의 탈바꿈이 절실하다. 교사는 어느 직군보다도 본연의 직무에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 그들의 열정과 강점을 제대로 활용할 리더십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높은 신뢰의 건강한 관계가 형성될 때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혁신은 촉진된다. 반대로 낮은 신뢰는 저항을 낳는다. 공교육의 질 향상은 머뭇거릴 과제가 아니기에, 교육당국의 신속한 ‘성과급 정면돌파’ 선언이 요구된다.

소비자 의견에 반하는 제품으로 성공할 기업이 없듯, 교사의 주장에 반하는 교육정책은 성공하지 못한다. 문제해결의 핵심은 콘텐츠가 아닌 관계에 있다. 20년 내내 반대의견이 우세했던 교원성과상여금제의 퇴장을 위한 교육당국의 슬기로운 리더십과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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